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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nescence - Fallen
에반에센스 (Evanescence)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가끔씩은 밋밋하고 비슷비슷한 음악을 떠나,폭팔적인 노래를 들어보고도 싶고 그게 아니라면 약간은 섬뜩하면서도 차가운 노래를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하지만 항상 들어 오던 노래 장르를 바꿔 다른 장르를 접한다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쉽사리 되는 일은 아닌 것 같고 그런 거부감 덕분에 큰 맘 먹고 음반 시장에 가도 그냥 멍하니 돌아다니다가 빈 손으로 집에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제 경우에)
특히 '락'이라는 장르를 들어보고 싶다면 저런 경우가 더 많아 지는 것을 느끼고 있는 요즘,그리고 모든 것이 식상하게 느껴지는 요즘에 무언가 강한 스파크를 줄 수 있는 그런 음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 저에게 생각지도 못한 밴드의 음악이 담긴 음반을 뒤늦게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이름하여 에반에센스.시리게 푸른빛 바탕에 차가운 미소를 머금고 있는 여자 보컬의 사진이 뇌리에 박히는 약간은 섬뜩하기까지 한 앨범 자켓의 음반을 말입니다.
에반에센스,하면 당연지사 떠오르는 것은 신비한 이미지를 지닌 여성 보컬 에이미 리입니다.그리고 또 하나,그들이 추구하는 음악은 어두우면서도 음습한 고딕을 장르로 삼았다는 점이구요. 앨범 얘기로 들어가자면,두번째 트랙 'Bring me to life'의 제목이 눈에 확 띕니다.저는 에반에센스를 이 노래를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에(많은 분들이 그러실거라 생각합니다.)매우 반가웠습니다.벤 에플랙이 주연을 맡았던 걸로 화제를 모은 영화 '데어데블'의 OST로 먼저 이름을 알린 이 노래는 에반에센스를 전 세계의 락 팬들에게 알려준 노래였는데,노래 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까지 인상깊어서였는지 몇 번 듣지 않아도 기억할 수 있을 정도였답니다.특히 빌보드 차트에서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상위권에서 사랑을 받았고,모던 락 계에서 떠오르는 별로 추앙받던 린킨 파크를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이 노래의 멜로디와 에이미 리의 보컬이 얼마나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았는지를 잘 알려주는 사실이기도 합니다.두번째 싱글이었던 'Going under'또한 말끔한 고음 처리를 보여주는 에이미의 보컬을 포인트로 삼은 노래구요.우리나라에서도 영화 OST로 제작되어 널리 알려졌었는데,저는 개인적으로 이 곡 보다는 'Bring me to life'가 더 마음에 듭니다.그리고 세번째 싱글로 현재 유럽과 호주,캐나다 차트에서 엄청나게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My immortal'는 한없이 빨아들이는 듯한 에이미의 보컬이 조용한 멜로디 위에 잘 얹어진 노래입니다.몽환적이고,부서질 것 같이 애절한 에이미의 보컬은 그들의 노래를 듣는 사람의 마음을 암울하고 침묵하게 만들면서도 알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또한,속삭이는 듯 하면서도 바로 치고 올라오는 기교로 에이미의 그런 입지를 더욱 굳게 만들어주고 있구요.
정식 1집 앨범에 에반에센스가 실은 노래들은 약간은 적게 보일 수도 있는 11곡이 전부입니다.하지만,제가 생각하기에는 음반을 사서 소유하고 있어도 전혀 후회가 없을만한 음반이라 생각합니다.풋풋한 신인 밴드 임에도 불구하고 당차게 락 계에 입성하여 자신들의 이름을 새겨 놓은 데에 큰 기여를 한 앨범이니 그럴 수밖에요.46회 그래미 어워드에서도 쟁쟁한 후보들을 모조리 물리치고 올해의 신인상을 당당하게 거머쥔 만큼,에반에센스가 꾸준히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을 발표해주길 기대합니다.처음으로 이렇게 매끄럽고 신비스러운 음악을 들으니 그들에게 중독된 만큼 당분간은 다른 음악은 들을 수가 없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