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하려다 인터넷에서 방황하던 중에 이런 기사를 봤다.
'고시 수준' 말까지 나오는 환경미화원 채용 - 클릭
기사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환경미화원 채용 응시인원의 70% 이상이 대학을 졸업한 고급인력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태 한탄을 하려고 기사를 들먹이는 게 아니다. 나도 그 중 한 명이었으니까.
꿈이 없어서 그랬다. 목표가 없는 삶이었기에, 그 어떤 항로표지도 없이 인생을 표류하고 있었다. 무얼 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고, 무얼 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없었다. 그래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직업들, 아파트 경비, 청소업체, 도서 물류, 청원경찰, 배달 등의 일들을 구했다.
지금 하고 있는 귀농귀촌 교육 또한, 꼭 이거야 한다는 이유가 없었다. 저 위에 기술한 여러 직업들 중 하나였다. 운이 좋으면 걸리는 거고, 아니면 마는 거고. 그런 생각을 하며 인생을 허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요즘 매주 시골에 내려가 교육을 받으면서, 한 가지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농촌 생활에 관한 책을 만들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고 할까. 귀농귀촌에 대한 전반적인 매뉴얼도 좋고, 귀농귀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도 좋고... 소박하지만 사람 냄새 나는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책을 만드는 일을 했었지만, 시험 성적을 높이기 위한 기능서들만 만들어서였을까, 이제는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으려했던 출판 일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생각일 뿐이다. 책을 만들 능력도 여력도 아직은 내게 없으니까. 하지만 하나씩 해보려고 한다. 구체적인 기획을 만들고 있지만,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다. 그래도,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앞으로 내가 귀농한 농부가 될지, 귀촌한 편집인이 될지, 농사 짓는 작가가 될지, 아니면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다른 직업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꿈이 있어 한 발 한 발 내딛는 인생의 즐거움을 느끼는 요즈음이다.
오랜만에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