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8th Edition: Paperback with CD-ROM (includes Oxford iWriter) (Package)
A. S. 혼비 지음, Dilys Parkinson 외 엮음 / Oxford University Press, USA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제일 처음 접해본 영영사전은 콜린스 코빌드 영영사전이었다. 물론 내 돈으로 산 것은 아니고, 친구가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게 준 사전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영어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처음 접한 코빌드 사전은 상당히 신선하면서도 난해한 구성이었다. 왜냐하면 영단어의 뜻이 문장 형식으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가령, 예를 들어 "obey (복종하다)"라는 단어를 찾으면, 그 해석이 이런 식이었다. 

If you obey a person, a command, or an instruction, you do what you are told to do. 

언뜻보면 복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해석 자체를 문장 형태로 표현, 단어의 뜻과 활용까지 적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잘만 쓰면 정말 요긴한 사전이었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실력이 기반이 되는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것이지, 거의 영어를 새로 시작하는 나 같은 초보자에게는 영 어려운 사전이었다. 그러다 접한 게 옥스퍼드 영영사전이었다. 

옥스퍼드는 콜린스와는 달리 문장이 아닌 구(phrase) 중심으로 단어를 해석하고 있었다. 위에 예로 든 obey를 옥스퍼드는 "to do what you are told or expected to do"라고 짧고 간결하게 설명을 하고 있었다. 이런 단순한 이유에 끌려 거금을 주고 옥스퍼드 사전을 선택했다. 어차피 한국에서 통용되는 영영사전들은 다 그 나름 훌륭한 사전들 아닌가! 자신에게 맞는 사전을 택하면 그만이다. 내겐 여러 사전 중 옥스퍼드가 맞았을 뿐이고. 

2002년 6번 째 개정판(6th edition)을 처음 접한 이후로, 2007년 7번 째 개정판, 2011년 8번 째 개정판을 구입했다. 첫 번째를 제외하고는 공교롭게도, 새 직장을 구할 때마다 개정판을 사들이게 됐는데, 개정판이 나올 때마다 구입하는 것은, 영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영어로 밥을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인 의무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요새는 옥스퍼드나 콜린스 같은 영영사전을 각 포털 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해주기 때문에 굳이 사전을 살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사전을 사야한다면, 그것은 CD-ROM 전자사전 때문이라고 이야기해도 지나치지 않다. 종이 사전을 사면 CD-ROM을 주는 게 아니라, CD-ROM 전자사전을 사면 종이 사전을 끼워주는 게 아닐까 할 정도로 전자사전은 정말 놀랄만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아마 6번 째 개정판부터 종이 사전과 CD-ROM 전자사전을 같이 판매한 것으로 아는데, 그 때엔 그저 구색맞춤이었고, 7번 째 개정판에서는 약간의 과도기 -지금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해주는 아주 기본적인 기능- 를 거치더니, 이번 최신 개정판에서는 그 기능이 만개한 상황이다. 이것은 어떻게 글로 표현하기 뭣하고, 직접 사이트에 들어가 한 번 경험해 보는 게 나을 것 같다.(OALD CD-ROM 데모화면 클릭

물론 CD-ROM이 아닌, DVD-ROM을 제공하는 롱맨 사전도 그 방대한 정보량으로 군침을 흘릴만 하지만, 내겐 이정도로도 충분, 아니 분에 넘치기까지하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CD-ROM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하는 점이다. 나같이 컴퓨터 앞에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기능이지만, 학습의 이유에서건, 독서의 이유에서건, 영어 사전이 필요한 다른 사용자들이 굳이 컴퓨터를 켜서 사전을 돌리고 단어를 찾아볼까? CD-ROM 전자사전은 능동적인 사용자에게는 훌륭한 기능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용자들까지 끌어들이기에는, 우리 주위에 다양한 형태의 훌륭한 사전들이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더 많은 사용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뭐 그런 것은 옥스퍼드 출판사 연구원들이 생각할 문제고, 난 그저 사용하기만 하면 그만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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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04-05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얼마 전에 롱맨을 구입했는데 이 글 보니 옥스포드 살 걸 그랬나...^-^;; 싶어요. 그 롱맨의 디비디가 용량이 너무 커선지 컴에서 돌아가기 되게 헥헥 거리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엔. 그래서 첨에 깔려다가 그냥 포기. 별 도움도 안 된다 싶어요.

Seong 2011-04-05 16:07   좋아요 0 | URL
롱맨이 DVD를 제공한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지체없이 구입했을텐데... 옥스퍼드만으로 만족한다고 쓰긴 했는데, 솔직히 롱맨의 그 엄청난 DB가 탐나는 것은 어쩔 수 없군요... 특히 corpus... @.@
아... 써놓고 보니 더 갖고 싶네요... >,.<

블랙스톤 2015-03-07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가 처음 접한 영영사전은 콜린스이고, 두 번째로 접한 사전이 바로 옥스포드였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옥스포드 사전은 꼭 있고, 영국사전에 씁쓸한 태도를 보이는 미국 내에서도 당당히 옥스포드 사전은 꼳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네 번째로 접한 사전 롱맨은 학습자를 대단히 배려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세 번째로 접한 사전은 웹스터) 명쾌한 정의 방식과 품사마다, 뜻 기술 마다 나눠서 표기한 것 역시 대단한 배려였습니다.

*콜린스/롱맨/옥스포드/캠브리지 = 영국
*웹스터/랜덤 하우스/어메리칸 헤리티지 = 미국
*맥밀란 = 영국 미국 합작

옥스포드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면, 롱맨은 사전의 명가입니다. 여러가지 종류의 사전을 편찬하며 개정판들도 속속히 내고 있는 부지런한 곳이죠. (롱맨도 영국 회사)

그래서 학습자에게 권한다면 저는 단연 롱맨을 추천합니다.

롱맨과 옥스포드의 차이점은 편찬한 동기인데요.
옥스포드는 영어의 보급성을 위해서 경제적인 정의를 내림으로서 쉽고 간결함을 중요시합니다.
한편 롱맨은 학습성에 집중하여 편찬되었기에, 어법과 뉘앙스, 문법, 발음 등 편집 과정에서 학습자를 여러가지로 배려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서 단어의 수는 적어도 활용할 수 있는 면을 늘려 독보적인 생산성을 갖게 된 것입니다.

지나가다가, 제 의견을 남겨보는 것입니다.
소비자로서 롱맨을 선택하고, 옥스포드를 선택하고는 순전히 소비자의 몫입니다. 저도 옥스포드에 한 번 빠졌었던 사람이기에, 옥스포드를 평가절하할 수 없더군요.

Seong 2011-10-03 18:37   좋아요 0 | URL
각 사전들의 편찬 동기는 오늘에서야 처음 알게 됐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런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 같네요.

사전이야 무엇을 선택하든, 잘 활용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

Jinmoo 2011-10-03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무척 도움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궁금한 점이 세 가지 있는데요.

첫 번째는,
CD-Rom 데모 화면을 보니, 예문을 원어민 발음으로 들을 수 있는 기능은 없는 것 같던데
정말 그런지, 궁금해서요.
롱맨 현대영영사전은 CD-Rom에 있는 예문들을 모두 원어민이 읽어 주는데,
OALD 8th Edition은 그런 기능이 없나요?

두 번째는,
제가 롱맨 현대영영사전 4판이 있는데,
OALD 8th Edition을 구입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지금 고민중입니다.
제가 옥스포드 영한사전을 가지고 있어서,
OALD 8th Edition을 구입해서 영영사전과 비교하면서 공부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서 나쁠거야 없겠지만...
영영사전을 두 권을 구입할 필요가 있을지,
아니면 옥스포드 영한사전을 보면서, 인터넷상의 옥스포드 영영사전을 참고하고
영영사전은 그냥 롱맨 현대영영사전 4판을 보는게 나을지...
Tomek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세 번째는,
Tomek님 개인적으로 보실 때,OALD 8th Edition과
롱맨현대영영사전 5판(DVD있는 최신판)을 비교한다면
영어학습자에게 어떤 사전이 더 나은 것 같으세요?

바쁘시겠지만, 답변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Seong 2011-10-03 18:45   좋아요 0 | URL
옥스퍼드는 예문 듣기는 없습니다. 롱맨에는 있는데 좀 아쉬운 구성이지요.

순수하게 공부만 하신다면, 굳이 최신판의 사전을 구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옥스퍼드의 경우는 표제 단어 수가 늘어난 반면, 예문이 조금씩 줄었다고 하더라고요. 신조어 같은 경우는 윅셔너리 같은 것을 참고하는 게 오히려 더 빠를 정도니까요.

그리고 사전은 사용하는 사람과 궁합이 잘 맞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모두 뛰어난 사전들이니 어느게 더 나은지는 사용자의 선택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선택을 해야 한다면... 롱맨이 조금 더 친절한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