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멘>과 <하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이상하게 공포 영화가 끌려서 가리지 않고 보던 중에 리처드 도너 감독의 <오멘>을 다시 봤습니다. 짧게 느낀 점이라면, 예전 (공포) 영화는 꼭 필요한 부분만 드러내고, 불필요한 부분은 생략하는 반면, 요즘 만들어지는 (공포) 영화에서는 불필요한 부분을 너무 많이 설명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객의 상상력을 더 이상 믿지 못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하려는 얘기가 이게 아닌데... <오멘>을 보면서 이상하게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생각났습니다. 다른 맥락이지만, 유모가 데미안 앞에서 목을 메어 자살하는 장면은 <하녀>의 마지막 장면이 그대로 오버랩 되더군요.   









 

 

그리고 임신한 어머니 캐서린이 청소하다가 떨어져서 유산하는 장면 또한 <하녀>와 오버랩 되었고요. 

 

데미안의 생일 파티 장면도 빼놓을 순 없죠. 모든 것을 다 가진 아이, 하지만 내면은 텅 비어있는 아이. <오멘>의 마지막 장면의 데미안과 <하녀>의 딸의 표정 역시 대비되고요.  







 

새로온 유모 베일록 부인의 관점으로 이 영화를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그녀는 이 대저택에 고작 '유모'로 들어와 이 집을 자신의 지배하에 놓습니다. 그리고 영화 역시 절반 이상이 이 거대한 저택에서 벌어집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불온한 생각이 들더군요. 임상수 감독은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리메이크 하는 대신 <오멘>을 리메이크 한 게 아닐까. 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적그리스도의 소굴에 들어간 착한 유모이야기를 그린 게 아닐까... 그러니까... 임상수 감독은 <하녀>를 통해, 자본만 이야기한 게 아니라 종교까지 같이 아우른 게 아닐런지. 나쁜 자본을 독점한 재벌은 적그리스도라는 이야기?  

그냥 생각나는 대로 간단히 적어봤습니다. 그저 확실한 것은 임상수 감독이 한국 사회를 확실히 ‘엿 먹이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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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0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0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굿바이 2010-06-10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멘>을 보면서 임신한 캐서린이 떨어지는 장면이, 떨어질 것 같은 암시가 있는 장면이 너무 소름끼쳤습니다. 물론, 어떤 장면들은 이불로 가려서 잘 기억나지도 않지만, 처음 <오멘>을 보면서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르겠습니다.ㅋㅋㅋ
<하녀>는 괜한 마음에 피했었는데, Tomek님 시선을 좀 빌려서, <오멘>과 비교하면서 봐야겠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영화 관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Seong 2010-06-10 23:09   좋아요 0 | URL
<하녀> 아직 안 보셨는데, 이 글 읽으시면 어떡해요.. ㅠㅠ 저는 영화는 가능한 많은 정보 없이 보는 주의라... 혹시 영화 보시고 실망하시면 어쩌죠?
<오멘>은 지금봐도 아주 잘 만들어진 소름끼치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그에 반해 2, 3, 4편은.. ㅠㅠ 할리우드는 뛰어난 아이디어를 진이 빠질 때까지 뽑아내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