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위
체력이 저하돼서 그런지 요즘 가위에 자주 눌린다. 어렸을 때부터 유체이탈을 비롯하여 가위에 질리도록 눌려본지라 그려려니하고 지나가는데, 요즘엔 여자귀신들이 내몸을 눌러대서 좀 무섭다. 신기한 게, 밖에서 독서하는 마눌님을 불러 같이 자면 여자 귀신들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무섭긴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응?
2. 아침 운동
저질 체력을 보완하기 위해 아침마다 한강변을 걷기 시작했다. 역시나 부실 체력은 금방 밑천이 드러나는 모양이다. 걷기만 했는데도 온 몸이 쑤시고, 발바닥엔 물집이 잡혔다. 요즘엔 걷기조차 힘들다. 건강해지려 운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전보다 덜 움직이는 것 같다. 이것도 통과의례인가.
운동을 하면서 강변북로에 꽉 차있는 차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얼마전까지는 저 속에서 몸을 부대끼며 살아왔다고 생각해보니 소름이 돋는다. 쉬는 게 좋기는 좋다. 확실히. 밥만 해결된다면야.
3. 원고
처음으로 의뢰를 받아 글을 썼다. 글을 쓰고 읽어봤다. 한심했다. 체력과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부실한지라 금방 밑천이 드러났다. 다시 새로 쓰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손에 들고 있어봤자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을 알기에 마감하고 올렸다. 역시 함부로 들이대는 게 아니었는데... 후회보다는 부끄럽고 무참하다. 이것도 통과의례인가.
4. 블랙 달리아, 백야행
책과 영화 덕분에 근 5일간 엘리자베스/매들린, 케이, 유키오/유미호 생각만 했다. 그래서 여자귀신 가위에 눌렸나? 잠자리에 드는 게 무섭다.
5. 술
어쩌면 술을 끊어서 생긴 환각 증세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 오늘 한 잔? 이런 생각을 하는 날 바라보면, 진짜 알콜 중독 아닌가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6. 셔터 아일랜드
요즘 이 음악만 일주일째다. 처음엔 난해해서 싫었는데, 몇 번 귀에 익고나니 이만한 앨범이 없는 듯 하다. 기상천외한 현대음악과 클래식, 올드팝의 조화라. 이 음악들은 이상하게 끄는 힘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듣는 음악은 Aerosmith의 라이브 부틀렉 앨범. 스티브 타일러의 찢어지는 음성은 참 매력적인 것 같다. 물론 그의 딸도 매력적이지만.
7. 헤이즐럿
그래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빼 놓기는 서운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