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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간의 신비를 재발견하다 - 진화론에 가로막힌 과학
제임스 르 파누 지음, 안종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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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화학을 전공한 친구에게 이런 우스갯소리를 들었다. "뛰어난 과학자일수록 유신론자가 된다". 즉, 인간의 비밀, 우주의 비밀, 원자 원소의 비밀을 알아갈수록, 그 치밀한 질서와 정교함을 증명하지 못해, 인간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신의 섭리'로 돌린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무능한 과학자의 한탄같은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들의 푸념은 진짜다. 

   과학의 발전은 굉장히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유전자 지도 정보를 알고 있고, 우리의 뇌가 생각할 때, 말 할 때, 상상할 때 어떤 부분을 사용하는지도 알아냈다. 저 아득한 우주 또한 점점 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이 모든 게 과학의 힘이다. 

   그런데... 그게 다다. 과학은 우리가 궁금해했던 현상만을 설명할 뿐, 그 원인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저자 제임스 르 파누는 우리가 발전시킨 과학이 이 우주의 신비를 설명하기는 커녕, 더욱 더 미궁에 빠지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는 지금의 과학기술로 처음부터 부딪히기 시작한다. 근 100여년간 거의 정설로 굳어온 다윈의 진화론부터, 그 이론이 얼마나 허술한 이론이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다윈은 미시적인 관점으로 종을 관찰한 다음 그 것을 거시적인 관점으로 분류했다는 것이고, 그 과정은 상상력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현대의 발달한 과학기술로 진화론의 허구를 공격한다. 그리고 우리가 궁금해한 뇌와 우주의 '설명할 수 없음'을 증명해낸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종교서적으로 볼 수도 있다. 인간의 뛰어난 과학으로 우주는 커녕, 인간조차 설명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위에서 말한 우스갯소리처럼, '창조자'라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이책은 "회의적 유신론자"의 책이 아니다. 제임스 르 파루는 지금의 과학이 우주와 생명을 설명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설명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렇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금 맹신하고 있는 다윈의 진화론부터 부정하고, 다시 처음부터 새로운 판을 짜야한다고 역설한다.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을 확인하기 위해 거의 4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읽는 것은 허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지금까지 의심없이 믿어왔던 이론을 깨뜨리고 새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책에서 다루는 다윈, 뉴턴, 진화론, 물리학, 뇌, 영혼, 언어 능력 등 현대 과학이라는 시선으로 참신하게 바라볼 수 있다. 21세기에 이르러 과학은 어쩌면 다시 시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 시작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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