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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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 - 공정무역 따라 돌아본 13개 나라 공정한 사람들과의 4년간의 기록
박창순 외 지음 / 시대의창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공정무역,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거래』는 제목처럼 어렵거나 딱딱한 책이 아니다. 책을 펼치기 전에는 이해 못할 어려운 단어가 행간에 포진해 있을 것 같고, (적어도 내게는 쥐약인) 경영/무역 용어가 난립하는 게 아닐까 상당히 고민했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진 생각이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다. 책은 인문서적이라기 보다는 거의 에세이에 가깝다. 이 책은 공정무역에 관심을 가진 박창순, 육정희 부부가 공정무역국을 취재한 내용을 기술한 책이다. 책은 (적어도 우리에게는) 생소한 공정무역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기 보다는, 저자들도 잘 모르는 '공정무역'을 직접 취재하고 몸으로 부딪혀서 알게 된 내용을 재미있게 서술했다. 제목만 보고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조금 모자란 700여페이지에 기술된 공정무역에 대한 내용을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공정무역이란 단지 착한 소비가 아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정신이다. 많이 가진 자가 덜 가진 자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생산과 소비가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거래다." 책은 이 정의가, 공정무역 생산국에서는 어떻게 행해지는지, 공정무역 소비국에서는 어떻게 행해지는지를 꼼꼼히 기록한다.
공정무역은 단순한 기부행위가 아니다. 품질이 떨어지는 상품을 원조의 목적으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인도, 네팔, 필리핀, 가나, 스리랑카, 파키스탄의 생산자들은 소비자들이 당당한 상품으로 구매하기를 원한다. 그들은 거지가 아니다. 소비자들이 정당한 가격으로 그들의 물건을 산다면, 현재의 불평등한 구조가 많이 개선될 것이다.
물론 이 공정무역 자체가 지구상의 모든 불평등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정무역이 이 모든 불평등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은 확실하다. 공정무역은 단순한 소비활동이 아닌, 환경과 인권이 포함된 '사회 활동'이기 때문이다.
공정무역에 대한 지식만을 원한다면, 굳이 이 책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은 리뷰에 언급한 내용이 각 국가별로 반복해서 나온다. 더구나 이 책은 다른 책에 비해 판형도 크고 종이도 두껍다. 침대에 누워서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책상에 앉아 하나하나 차근차근 각 나라의 사례를 읽으며 우리의 모습을 뒤돌아볼 기회를 주는 책이다.
그것마저도 귀찮다면, 적어도 이들 상호명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두레생협연합회, 아름다운가게, YMCA 전국연합, (주)페어트레이드 코리아, ICOOP 한국생협연합회, 공정무역 가게 울림. 이들 회사/단체는 한국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지금 한국에 들어오는 공정무역 물품은 극히 제한적이지만, 이들 제품을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공정무역을 실천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적극적인 지지는 자신의 지갑을 여는 것이다. 우리의 소비행위가 아프리카나 인도의 누군가에게 긍정적 영향도, 부정적 영향도 끼칠 수 있다. 지구에 살아가는 우리들은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 존재들이다.
마지막으로 네덜란드 막스 하벨라르 재단의 프란스 신부의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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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는 것은 투표와도 같습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소비 태도에 따라서 가까운 세상 혹은 먼 미래가 결정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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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1. p30에서 아일랜드 그룹 '시구르 로스'는 '시규어 로스'가 맞습니다.
2. 제목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은 (당연하게도) 김연수 작가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에서 따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