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훔쳐 보는 거울 속의 나
윤하나 지음 / 이지북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고개를 숙일 것인가, 당당할 것인가?

대중매체에서 성(性)과 관계되는 제목은 대체적으로 인기가 높은데, 이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생명의 주체인 우리에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요, 막연하고 궁금하지만 확실하게 이야기되고 알아야 할 절실한 문제가 바로 성(性)을 둘러 싼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명의 주체인 우리들은 우리들의 성에 대하여 무엇을,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 혹시 성(性)은 감춰야 할 것, 막연히 은밀하기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닌가? 제목만으로 클릭하고 여전히 막연한 것들만 알고 마는 것은 아닌가?

남녀를 불문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체연령에 맞는 성교육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다고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성교육의 필요성과 함께 비교적 많은 자료들이 제시되고 교육되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얼떨결에 성년을 맞고 다시 얼떨결에 성인이 된다고 말하면 지나친 이야기일까?

그렇다면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들은 무엇을 얼마나 속 시원히 알고 있는가? 그리하여 본인이나 배우자의 문제는 물론 사춘기에 접어 든 내 아이나 조카가 물어 온다면 무엇을 제대로 알려 줄 수 있는가?

<내가 훔쳐보는 거울속의 나>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성의 성(性)을 위하여, 또한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성이 아닌 생명의 주체인 여성과 남성이 제대로 된 화합으로 아름답게 가꾸어가는 성을 위하여 쓰였다. '내가 훔쳐보는 거울속의 나' 고개를 숙일 것인가? 당당 할 것인가?

산부인과에 갈까? 비뇨기과에 갈까?

성인이 된 대부분의 여성들은 어떤 증상이든 산부인과와 비뇨기과를 쉽게 구분 짓지 않고 산부인과에 많이 의존한다. 또한 일부 여성들 중에는 비뇨기과를 남성들의 전용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그 차이점과 함께 현명한 선택이 보인다. 언제 산부인과에 가야하고 언제 비뇨기과에 가야 할까?

이 책은 우리가 늘 익숙하게 보아왔던 단어들인 초경, 생리, 피임, 섹스, 성병, 유방암과 같은 목록으로 이뤄져 있어서 그간 보아 왔던 책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저자가 여자라는 것이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 올 뿐이고 무엇보다 생리적으로 복잡할 수밖에 없는 여성의 몸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여자가 그만큼 더 솔직하게 풀어내진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 저자는 80년대에 사춘기를 보내며 성년에 접어들었고, 여성최초 비뇨기과 전문의로서 지금 현재 의료 일선에 있다. 그는 이 책에서 그간 의료 일선에서, 혹은 인터넷 사이트나 잡지 Q&A등에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으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우선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많이 달라졌으며 몇 년 사이에 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이고 자유분방 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엔 발전과 함께 발생하는 문제와 답이 구체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케케묵은 관점에 의한 이야기들만 한다는 것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저자가 제시하고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오늘도 우리들의 다른 이브들이 고민하고 듣고 싶어 하는 지금 현재의 이야기들이며 지금 막 새로운 성에 눈을 뜨고 있는 무수한 이브들이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이다.

또한 이 책이 돋보이는 것은 언제나 막연히 궁금하고, 알아야 할 정보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아 언제나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꼭 필요한 전문적인 이야기에 중점을 둔다. 아울러 저자가 상담 받았던 질문 중에서 꼭 필요한 것을 질문과 답의 형식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밖에...아름다운 남성들을 위하여

전체적으로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 2부가 여성의 몸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3부는 남성에 대해서다. 여성 자신의 성만이 아닌 상대적인 성을 알아 가는 것은 아름다운 성의 기본이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여성들에게 남성의 몸과 성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점을 봤을 때 이 책은 여성들만이 아닌 아름다운 성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더 알아야 할 이야기들은 별도로 지면을 할애하여 눈에 띄게 실었다. '알고 보면 재미있는 생리대 이야기'에서는 생리대의 종류와 역사, 우리나라의 생리대, 종류, 역사와 함께 지금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생리대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들이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여전히 더 많이 알아야 할 필요성을 가지고 있는 섹스, 피임, 안전한 성 등의 확실한 이야기를 의사의 입장에서 자세하게 들려준다.

그리고 또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까? 남성도 유방암이 발생하는데 여자들에 비하여 상당히 진행된 다음에야 발견된다는 것과 함께, 이런 경우 남자도 여자처럼 치료받아야 한다는 것. 포경수술은 남성의 것만이 아닌 여성도 필요에 의해 포경 수술을 한다는 것, 성병과 공중 목욕 시설의 상관관계 등. 이 책은 꼭 알아야 할 것들만 쏙쏙 짚어내 편안하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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