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뷰 인 스크래치 북 : 랜드마크 오브 서울 12 인 스크래치 북 시리즈
스타일조선 편집부 엮음 / 스타일조선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이 페어리 테일>을 통해 처음 접했던 스크래치북은 생각보다 더욱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또다른 스크래치북을 구입하고 싶어졌는데, 너무나 섬세하고 손이 많이 가는 <마이 페어리 테일>과는 달리 조금 쉽게 쓱쓱~ 그려낼 수 있었으면 했다. 그렇게 고른 책이 같은 출판사의 <나이트뷰 인 스크래치북 : 랜드마크 오브 서울>이었다. 아경을 주제로 한 나이트뷰 스크래치북은 서울과 세계의 야경을 담은 시리즈책인데, 둘 중 고민하다 이왕이면 우리나라부터 그려보고 세계로 넘어가자는 생각에 서울 야경을 먼저 선택했다.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이었고, <마이 페어리 테일>과는 너무나 다른 스타일로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 책이었다.








  <나이트뷰 인 스크래치 : 랜드오브 서울>은 서울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소 12곳의 야경을 담았다. 남산타워(N서울타워)를 시작으로 숭례문, 광화문, 경회루, 북촌 한옥마을, 여의도 국회의사당, 서울 월드컵 경기장, 명동거리, 명동성당, 동호대교, 여의도 63빌딩, 불꽃축제가 그것이다. 사실 서울 시민이 아니라 크게 공감되지 않는 곳도 있고 오히려 이것 외에 떠오르는 곳도 많았지만,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 주제이기에, 그리고 직접 스크래치를 해보면 큰 이견이 없이 동의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마음 닿는대로 스크래치를 시작했던 <마이 페어리 테일>과 달리 서울의 나이트뷰는 책에 있는 순서대로 진행했다. 아무래도 첫장이 서울을 상징하는 남산타워 그림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밑그림이 있는 <마이 페어리 테일>과 달리 <랜드마크 오브 서울 나이트뷰 인 스크래치북>은 밑바탕이 모두 불빛을 나타내는 노란색이라 밑그림과 어긋나는 스트레스가 없을 뿐 아니라 펜끝에 밑그림선의 질감도 느껴지지 않아 정말 부드럽게 긁혔다. 덕분에 펜으로 긁어낼 때 손가락과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은 현저히 줄어들 수 있었다.












  아경을 주제로 한 나이트뷰 스크래치북의 매력은 펜끝이 지나갈 때마다 노란 불빛이 밝히는 환희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별 거 아니지만 의외로 희열이 느껴졌다. 스크래치북을 하면서 느낀 건 나는 확실히 밝은 빛을 좋아한다는 거였다. 고전 동화 속 그림들의 주인공이 밝히는 뭔가 신비스러움을 풍기는 푸르스름한 빛들도 예쁘지만, 그것보다는 어둠을 밝혀주는 노란 불빛들이 만들어내는 야경에 확실히 기분이 확 좋아짐을 느꼈다.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이트뷰 스크래치북에 푹 빠져들었다.










  <랜드마크 오브 서울>에서 완성하고 가장 좋았던 그림은 단연 '경회루'였다. 고풍스러운 누각과 물에 비치는 그림자, 그리고 주변을 감싸는 나뭇잎들이 봄날 밤의 운치를 전해주는 듯했다. 또한 북촌 한옥마을 또한 그곳에 갔을 때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재밌었다. 또한 한강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불꽃축제 그림도 좋아하는 그림이다. 이걸 스크래치 한 뒤 얼마 있다가 포항 불꽃축제가 있었는데, 터지는 불꽃이 마치 밤하늘을 바탕으로 스크래치로 긁어내듯 그려지는 듯 보여 너무너무 신기하면서도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서울 나이트뷰 스크래치북를 하다 보면 유난히 쭉쭉 뻗은 직선이 많이 나온다. 대도시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높이 솟은 빌딩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곧게 내려오는 직선은 손으로만 하면 금세 삐뚤빼뚤 해져서 자를 이용했는데, 긁어낸 찌꺼기들이 자의 밑부분에 붙어 뜻하지 않게 엄한 곳을 긁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나처럼 자를 사용할 경우 항상 밑부분을 깨끗하게 닦아내고 그림 위에서 자를 움직이지 않게 조심하길 당부한다. :)










  이책에는 스크래치 전용펜이 함께 들어있는데 끝이 뾰족해서 섬세한 선을 표현할 때는 좋았다. 다만 나뭇잎이나 숲들, 물에 비치는 야경 등 곡선을 표현해야 할 때는 쉽지가 않아 좀 힘들었다. 이때는 펜촉보다는 조금 부드러운 나무펜이 있으면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생활도예를 배우느라 구입한 조소용 나무칼 중 뾰족한 부분을 이용했더니 한결 표현하기가 쉬웠었다. 또한 북촌 한옥마을이나 명동성당 등 넓은 면을 긁어내야 하는 그림들이 좀 있었는데, 이때 날카로운 전용펜만으로는 힘에 부치기도 하고 깨끗하게 긁어지지가 않아서 역시나 조소용 나무칼의 넓은 부분을 활용했더니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 곡선이나 넓은 면을 긁어낼 때는 나무칼 같은 주변의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일 듯하다.







  <나이트뷰 인 스크래치북 : 랜드마크 오브 서울>은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그림으로 직접 만날 수 있어 즐거운 책이었다. 펜 끝이 지나갈 때마다 밝혀지는 노란 불빛들은 각각의 장소들에 더욱 애정을 품게 만들었다. 서울에서 수시로 이곳들을 보면서 사는 이라면 나보다 그 감동이 더 크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무엇보다 내가 이 스크래치북을 사랑하는 건 너무너무너무 부드럽게 긁혀지는다는 거다. 덕분에 다른 스크래치북에 비해 힘이 거의 안 들었다. 그것 때문에 조금만 스쳐도 의외의 곳이 긁히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밑그림이 없는 야경이니만큼 애드리브를 발휘해 쓱쓱 그려 그곳의 불빛도 밝혀주면 된다. 나이트뷰 시리즈는 긁힘이 모두 이렇게 부드러운가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는 않았다. 세계 야경을 담은 또다른 나이트뷰 스크래치북은 또다른 스크래치북은 <보태니컬 가든>과 비슷한 강도를 가지고 있었다. 나무펜으로도 힘들이지 않고 쓱쓱 긁어낼 수 있는 스크래치북은 (내 경험상) 이책 뿐이었다.

  단순해서 별로 재미없지 않을까 약간의 의구심을 갖고 시작했지만 그 의심을 모두 뒤집고도 남을 만큼 큰 재미를 준 스크래치북이었다. 오히려 단순해서 부담없고 실수해도 쓱쓱 긁어내면 괜찮다. 긁힘의 부드러움은 앞서 말했듯 이책의 장점이다. (때에 따라서는 단점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스크래치북들이 그러하듯 이책 역시 하다 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날 만큼 몰입할 수 있고, 그 시간을 통해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어 좋았다. 한 장 한 장 불빛을 밝혀내는 재미는 야경시리즈 만의 힐링이다. 더불어 스크래치를 다 하고 나면 덤으로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12장의 그림을 득템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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