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아주 (원치않게) 다이내믹했다. 감염병 수칙을 어겨가며 본인 자녀를 굳이 등교시키고 학원에 보낸 어떤 부모가 계^-_-^셔서, 이 동네가 발칵 뒤집히고 학교에 비상이 걸리고... 아주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덕분에, 다행히 음성이긴 하지만, 밀접접촉자가 되어버린 아이는 2주 격리가 걸리고, 가족들은 자체적으로 격리에 들어가고. 나는 정말 열심히 지킨다고 노력하는데, 소수의 이기적인 분들 덕... 분에 생활이 부분적으로 뒤흔들리는 일을 겪으니 정말 인류애가 사라지는 기분이랄까... 뭐 그랬다. 



김동식 작가와 중학생들이 쓴 초단편집이라... 중학생들의 상상력이, 관심사가 궁금하긴 하다. 



시리즈구나. 제목 기가 막히게 잘 뽑으셨네 싶다. AI와 데이터의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 모르면 너만 손해일 게 확실히 새로운 공부의 영역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겠지만(기존의 공부 영역에서 조금이라도 물러서야 시간이 날 텐데, 이게 보통 용기로 될 일이 아니라서) 그나마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서 다행이다.



가스라이팅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라서... 그렇지 않습니까?



여행, 지금은 들어도 어쩐지 옆구리가 아파오는 낱말이지만 언젠가 우리의 삶에 여행이 탈출구처럼 다시 다가오는 날이 있을 테니까. 지금은 뭐랄까, 여행은 유니콘 같은 거여서... 



카잘스 하면 역시 연습과 관련된 그 유명한 말이 아닐까. 전세계적으로 유명을 떨치는 그 나이에도 꾸준한 연습을 하는 이유는 조금씩 실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라고.



이런 시리즈가 있는 줄은 몰랐다. 재믹스와 패미컴과 게임보이와 메가드라이브와 세가 새턴을 거쳐 소니 플스로 게임을 졸업한(내가 산 게 아니다, 게임광인 동생 덕분에 게임문화를 좀 누렸을 뿐...) 1인으로서... 왠지 반갑고 :) 게임문화는 잘 들여다 보면 은근히 건져갈 게 많다. 



감추고 살던 것을 소리내어 말하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정말 무겁고 어두운 비밀은 어떤 이유로든 꺼내놓기 어렵다. 그다지 밝히고 싶지는 않았지만, 말한다고 해서 나의 사회적 얼굴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종류의 비밀은 아닐 거라고 짐작할 수 있다. 그 정도의 비밀이라면 듣는 입장에서도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겠다. 



글쓰기 공식 책 같은 느낌인데, 어쩌면 아이들에게는 이런 책이 오히려 쉽게 읽히지 않을까. 



? ... 하는 느낌으로 책소개 상세페이지 열어보고 심봤다 싶었... 집단지성, 커뮤니티, 데이터, 넓게 보면 메타버스에서 다루는 한 갈래까지 가 닿는 내용을 모두 담고 있는 듯. 



세 아이 중 두 아이가 중학생인데, 하나는 전형적인 입시교육에 아주 잘 적응해서 나름 그 안에서 자기의 목표를 공고히 세운 상태이고, 다른 하나는 이리저리 방황하면서 난 이 따위로 살기 싫은데, 이걸 왜 해야 해? 하고 나름의 소심한 반항을 하고 있는 중(인데 곧 폭발할 조짐이...)이다. 두 번째 아이 때문에, 입시트랙에서 과감히 내려오는 결단을 내릴(까 말까, 하고 있는) 준비를... 정확히는 갈등을 하는 중이다. 이 순간 전문가들의 조언이 정말 도움이 된다. 



긍정하는 시선만큼, 비판적인 의견도 필요하니까.



작가와 출판계 사이에 다리를 놓는, 바로 그 사람 편집자. 희한하게도 어릴 적 무슨 이유에서인지, 편집자가 되고 싶어했던 때가 있었다. 물론 그 꿈엔 롤 모델이 있었는데, 그게 누구인지는 차마 밝힐 수가 없... 



맞다, 이게 정말 궁금했었다. 서점업은 정말 아무리 잘 해도 본전도 찾기 어려운 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점은 자꾸 생겨난다(물론 그래서 반갑다). 아주 가깝지는 않지만, 갈 만한 거리에 수도권에서도 찾아오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꽤 알려진 독립서점이 있다는 걸 최근에 알았다. 지금이 이 코로나 재유행 사태가 조금 잠잠해지면, 한 번 방문해 보고 싶다. 



이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읽어야지, 사다 놓고 커버도 못 열어본 노란 색의 어떤 책이 생각나더라. 도시공간을 언급하는 책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음을 본다. 걸을 수 있을만한 도시, 숨 쉴 만한 도시, 살고 싶은 도시, 그런 곳이기를 바란다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고쳐나갈 수 있을지 생각해야만 한다. 



나는 종종 이런 바람을 갖는다. 진직(진로직업)시간에, 담당 선생님들이 진로안내서도 물론 좋지만, 그 직업의 세계에서 내놓는 아름다운, 쓸모있는, 세상을 나아지게 만드는 결과물들을 다룬 책들의 목록을 아이들에게 나눠주시면 어떨까 하고. 꼭 이런 시각적인 결과물이 보이는 책이 아니어도, 책만큼 다채로운 직업의 세계를 탐색하도록 열어줄 수 있는 열린 문을, 또 생각해 낼 수 있을까?



제목보고 박장대소.

이것은 꼭... 그 책 같지 않나...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이런 실험적인 책 정말 재미있다. 그래서 어떤 책들을 읽어봤고 어떤 것들이 좋았는지, 궁금하네.



일단 제목 보고 짐작하기로는, 발상과 아이디어, 창의성, 그리고 기회에 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첫인상은 그대로 가는 경우도 있고, 뒤집히는 경우도 있고... 



이 책을 보고 생각했다. 이것은 <만약은 없다>의 독일 버전인가.... 라고. 



오승호의 어떤 작품은 좋았고, 어떤 작품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이렇게 극과 극이었어서, 판단의 근거가 좀 더 필요해...



바다 생물을 좋아하는가... 라는 질문 앞에서, 자신있게 아니오라고 대답한다. 일단 바닷속 깊은 곳이라는 데가 무한정의 공포감을 자극하는 곳이고요, 그런 어둑하고 조용한 곳에서 사는 애들한테 크게 관심갖고 싶지 않고요, 그리고 음식의 관점에서도 딱히 선호하지 않아서요. 그럼 왜 이런 책을 골라? 라고 한다면, 그래도 걔네들이 잘 살아야 나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쯤은 알고... 걔들을 위해주려면 걔들이 누군지는 좀 알아야 할 것 같아서라고 대답해야겠다. 



'알고 싶은' 을 '알려주고 싶은' 으로 바꿔 읽으면, 엄마의 은근한 욕망이 드러난다. ㅎㅎㅎ



위에서 언급한 그런 이유로, 교육을 화두로 삼는 책들은 일단 다 손에 들어보는... 그런 시기랄까...



이 책의 기획의도가 몹시 마음에 와닿았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얽힌 개인적인 사연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한없이 미안한 일이었고, 다른 하나는 한없이 공포스러웠던 경험이었다. 이 소설은 양 극단에 놓인 이 두 감정을 어떻게 조율해 줄 수 있을까. 


+

코로나 때문에, 당분간 도서관 이용을 끊기로 마음먹었더니 당장 아이들 책값부터 올라앉아 책 지출이 확, 정말 확! 늘어나 버렸다. 도서관, 나만 무서워서 못 가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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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을 충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이런 책이야말로 딱. 

무슨 일을 하건 앞으로는 다소 황당하다고 해야 할지도 모를 스케일 큰 상상력의 소유자가 좀... 유리할 것 같거든요.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모르는 곳, 낯선 곳에서 익숙한 패턴을 찾아야 하는 법을 예습하고, 복습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랄까.



어떤 제목들은 보는 순간 공상에 빠져들게 한다. 여백이 있는 그림이 보는 사람을 안으로 손잡아 데려가듯, 제목에 있는 여백은 읽는 사람을 붙잡아 앉힌다. 자, 지금부터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건데, 한 번 잘 들어봐봐. 



불평등의 원천이 되어가고 있는 자산이란 놈이 무엇인지, 뜯어먹어보고 싶다면, 한번쯤 생각해 봤다면 허투루 보아 넘기기 힘든 제목이다. 어떤 책들은 도대체 제목이 뭐 이따구야(내용이 아깝게), 싶은데 어떤 책들은 제목이 다 해버리기도 하더라만. 이 책의 목차를 보다 보면 존 리의 <엄마, 주식 사주세요>가 절로 떠오른다. 



요새 하도 SF를 많이 읽어서 그런가, 저절로 눈이 확 가서 달라붙어버린 책. 



MZ세대의 가치관이, 인생철학이, 세계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의 포인트는, 옛날옛적 상징만 줄기차게 박제돼 있는 게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상징과 기호들도 망라하고 있다는 거겠지. 샘플 페이지에, 이모티콘과 이모지와 키보드 클립아트가 나와있는 걸 보고, 아하! 와 더불어 핑거스냅 따악. 



설정이... 뭔가 굉장히 전래동화적인 그런 배경과 인물들과 상황들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말인즉슨 재미있는 기본 이야기 바탕은 깔고 있는 느낌. 다만 표지그림이 좀 무섭습니다 ㅠ.ㅠ 



사회복지를 전공한 청년이 도배업을 시작하면서 겪은 이야기, 생각한 이야기,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일 거라고 추측한다. 이런 건강한 글들이, 삶의 현장을 담은 글들과 창작물들이 자주 보이는 것이 어쩐지 삶의 다양성을 넓혀가고 있는 이들의 열심 덕분인 것만 같아 고마워진다. 아, 이런 말을 하다니 나도 늙고 있구나... 



디지털 포스트휴먼의 개념, 확장성, 윤리성에 관해. 목차를 보면 최근 김초엽 작가와 김원영 작가가 쓴 <사이보그가 되다>가 절로 떠오른다.



쓰신 분이 카이스트에서 기술 경영을 가르치신다고 한다. 십수년전에 디자인 경영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을 때 오, 디자인과 경영도 접목이 가능하구나, 그런 말들을 했었는데 이제는 기술과 경영이구나. 아니, 오히려 늦은가. 하여간 어느 순간 융합을 넘어서 르네상스맨의 재등장을 요구하는 그런 황망한 일이 일어나는 것도... 어쩌면 그럴수도 있... 뭔 소리야.



띠지에 있는 "언어는 과학이 아니라 유행이다"에 완전 공감한다. 요즘처럼 다중언어 사용자가 각광받음을 넘어 흔해지는 때가 또 있었나 싶어. 외국어 하나 능숙하게 구사하는 건 어디서 명함 내밀 일도 못 되는 세상이니까. 



연대의 서사일까, 아닐까. 일단 제목도, 커버도 좋아서. 



세상에 별 게 다 있네 정말. 하나 사보고, 괜찮으면, 나오는 시리즈 모두 구입할 생각도 든다. 



서점 이야기, 서점원 이야기, 책 이야기는 언제나 제일 먼저 골라드니까. 재밌잖아요?



브로맨스 북클럽의 속편이랄까 2권이랄까. 와, 이 책이 속편씩이나 나오다니. 그것도 여주인공의 여동생을 새 여주로 해서... 그리고 도대체 이 인간 뭔가 싶었던 전작 남주인공의 친구(라기엔 웬수 쪽)와 뭔가 얽힐려나본데.... 그... 도대체 브로맨스는 왜 때문에 계속 제목에 걸려있는지... (전작 읽었는데도 별로 납득 안 됐다)



외부에 대한 감수성을 한껏 발달시켜야 하는 어린 시절에, 이런 그림책들을 가능한 한 많이 읽어주고, 보여주고, 혼자 들여다보게도 하고, 이런 작은 노력들이 어린이들에게 타인을 좀 더 쉽게, 올바르게, 편견없이 받아들이게 돕는다. 그런 노력이,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하게 하는 순간들이 여전히 많다.



연쇄살인범의 손에서 목숨을 건진 생존자가 쓴 책을 바로 그 연쇄살인범이 읽게 되는, 액자소설이라고. 소름돋는 설정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 



노지양 번역가님 새 에세이 내셨네.



이와나미쇼텐의 대표를 지내신(지금은 그만두신 듯) 분과 사계절출판사의 대표 두 분이 나눈 서간집. 



자기기만의 실용성을 논한다... 니 이것은 어쩐지 마틴 셀리그만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낙관론도 크게 보면 일종의 자기기만적 성질도 있지 않은가? 이러거나 저러거나 그런 맥락에서 나는 대책이 없더라도 낙관주의를 옹호한다.



AI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고 어디로 갈 것인가... 어디로 가게 해야 할 것인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하여간, 인간이란 게 원래 감시하는 눈이 많아야 헛짓거리를 안 하는 족속이라. 



청소년을 위한 일종의 개념사전이랄까. 환경적 위기와 기후 문제, 그런 이슈들에 관해서.



거식증, 동성애, YA. 이게 한 책에 다 버무려져 들어가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 소재가 소재니만큼 읽기에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불길한 느낌적 느낌... 



미술과 해부학. 

해부학을 따로 교과서 놓고 공부하라면 의대생이 아닌 이상에야 내가 왜, 하겠지만 이렇게 다른 분야에 슬쩍 발을 걸친 채 이것 좀 볼래? 하면 한 번쯤은 슬쩍 쳐다볼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 나같은 사람. 



3-5살 정도의 아이들에게라면 천지가 개벽할 정도의 '신선한 지적 자극'이 될 것 같다. 어른들한테도 이런 계기가 좀 있어야 하는데... 



작가의 <책에서 한 달 살기>를 읽었었는데, 그새 귀국을 하셨단 말인가 다소 의아했는데 아, 그건 아닌 듯. 여전히 프랑스에 살면서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하셨나보다. 이 기획이 너무 재미있어서 도대체 작가가 누굴까 궁금했더랬다. 프로젝트 기획력 정말 좋은 분인 것 같다. 추진력도 만만치 않고. 


+

아침에 신간만 정리해두고 저녁시간을 갈아넣어서 마무리... 월요일에 내리는 닻 같은 (어떨 때는 귀찮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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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문밖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매슈 설리번 지음, 유소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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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자정이 넘어서야 동료직원과 함께 가게 문 닫을 준비를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평소라면 들리지 않았을, 책 여러 권이 낱장이 펄럭거리면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차례로 들린다. 한 권, 또 한 권, 그리고 또 한 권. 이쯤 되면 신경이 거슬리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서점의 단골손님은 계속 책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 2층 서가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피곤한 주인공은 서점 문을 닫아야 하니 그만 나갈 시간이라고, 단골손님을 찾아 다니다 그가 목을 매단 현장을 발견하고 만다. 

그가 다소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긴 하나, 내성적이고 남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류의 사람이기에 호의적으로 대해왔던 주인공은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목을 맨, 이미 즉사한 그의 바지 주머니에서 주인공이 필사적으로 남들에게 감추는 어린 시절의 한 때를 찍은 사진이 발견된다. 모르는 사람이 없는 끔찍한 사건에 휘말렸던, 주인공이 절대로 남들에게 알리고 싶어하지 않던 그 시절이 찍힌 사진이. 


주인공은 빨리 이 사건을 잊어버리고 싶다. 죽은 이에게서 자기가 묻고 싶어했던 과거를 드러내는 사진이 나온 것도 기분이 언짢은데, 그가 살던 아파트의 관리인이 나타나 주인공을 찾는다. 죽은 이가 주인공에게 남긴 유산이라고 해야할지, 아무튼 책더미를 처분할 권한은 이제 그녀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되어버린다. 주인을 잃고 남아있는 책들을 넘겨보다가, 주인공은 아무렇게나 무작위적으로 부분부분 잘라낸 페이지를 발견한다. 악취미적으로 책을 훼손했다고 보기에는, 그 구멍들은 너무나 뭔가를 명백히 암시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손을 떼어버리고 싶은 마음 반, 죽은 이가 남긴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마음 반으로 주인공은 이 페이지 속의 구멍으로 발을 디딘다. 




보통, 번역 소설을 읽고 나면 원제가 품은 그 느낌을, 아련함과 따뜻함과 때로는 묵직함과 애틋함과 그 모든 정감까지 가져오는 게 정말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구나 생각을 하는데, 몹시 드물게 번역한 제목이 훨씬 더 이야기의 핵심을 찌른다던가 인상을 응축했다던가 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이 딱 그렇다. 

번역가께 기립박수를... 원제보다 백만 배쯤 더 좋다. 

소설을 끝까지 읽고 나면 제목이 너무 애잔하다. 


답답하고 외로운 곳에 소외된 채로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 가엾고, 그가 죽음을 택하지 않을 수 없게 몰아간 인물도 선택지를 가질 수조차 없는 인생 외길에 몰려 있었던 피해자였음이 안타깝고... 뭐 그렇다. 가련한 사람들이 참 많이 나온다. 처연하고, 애틋하고, 처량맞고, 쓸쓸하고, 외롭고, 소외되고... 대략 연상가능한 범주의 슬픈 인물들의 삶을 풀어놓은 팔레트 같은 소설이다. 그래서 속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그냥 이 이야기를 안아주고 싶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들 각자의 삶은. 


작가 처음 쓴 장편소설이라는데 대단하다 정말.



너무 어린 독자에게는 권하지 못하겠다. 어둡고 무겁다.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현실이어서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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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어떻게 변화시켰을지.소개글에 이런 대목이 있다. <숫자는 단지 우리의 인지능력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경험을 형성해 왔다.> 경험의 형성만이 아니라, 경험과 인식의 폭을 넓힌 것이 분명한데 궁금한 지점은 여기다. 그래서 앞으로도 숫자가 이 폭을 아래위로 밀어올리는데 한 몫을 할 것인가? 일단 yes, 라고 추측하고 책을 보자.



수학, 정말이지 애증이 끓는 그 이름 수학... ㅋㅋㅋ 



나는 그냥 내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이야기라서 쓴 것 뿐이고, 딱히 거기에 어떤 이름표를 붙일 생각을 할 필요를 못 느껴서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내가 일종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면... 정말 ?????? 뭐야, 왜요, 이게 다 무슨 말씀이세요??? 어리둥절하고, 당혹스럽고, 화도 좀 나고, 정말 갖은 종류의 감정의 풍랑에 휩쓸릴 것 같다. 그게 바로 마거릿 애트우도가 겪었던 일인데, 그런데 그 고민과 성찰의 시간을 통과해 만든 결론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만들다니, 역시 대단한 사람. 



아이디어 연금술사들은 어디에나 있다. 이런 책 너무 좋다. 정말 좋다. 아무도 들어가보지 못한 문을 찾아 손잡이를 돌려 열어주는 사람들이 고맙다. 

책 소개에 이런 내용이 있는데,

<감정이 사라진 의료 환경에 의문을 제기한다. 

(...) 이러한 연구 끝에 이들은 의료인에게는 문학적 글쓰기, 즉 이야기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린다.>

근데 이 대목 읽으면 우리는 딱 생각나는 이름이 있지 않은가요... +_+ 




계절감이 너무 딱 맞는 느낌이랄까. 여름, 장마는 코 앞, 우산을 접지 못하는 남자가 등장하는 연애소설.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고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원칙, 이것이 망 중립성이라고 한다. 이게 쉬운 문제도 아니고 일반적으로 관심을 갖기도 어려운 문제니까 이런 책이 나왔겠지 싶다. 뭐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할까 싶은데, 모르고 당하고 속은 게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가.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아도 알 건 알아야 한다.



꽃말을 활용해서 쓴 소설은 예전에도 본 적이 있는데, 이게 은근히 재미있는 소재인듯. 그거는 그거고 여성 5대의 이야기라니 스케일의 박력이 장난이 아니네요.



띠지가 강렬하다. 뭐... 알음알음 다들 비슷하게 알고 있는 이야기였어도 한때 그곳에 몸담았던 사람의 이야기는 신뢰성과 파급력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일종의 고발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우리하고 무슨 상관일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비합리적인 노동 환경이 곧 나의 비윤리적인 노동 환경과 같은 맥에서 뻗어나왔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이 분 레시피도 좋은데 책도 진짜 전략적으로 내셨지 싶... 여름에 과일재료 잔뜩 들어간 디저트라니 좋잖아요...



인스타그램의 비즈니스 모델과 성공 전략에 관한 책이기는 한데... 당연히 그 내용을 포함했겠지만 이 앱이 왜 사람들한테 그렇게 쉽게, 널리 먹혔는지(!), 아직도 잘 나가는지, 그런 내용이 잘 다루어져 있는지도 함께 다뤘다면 금상첨화겠다. 



그러니까 지구를 넘어서 우주적으로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 게 인간이라 이건가요... 멸종이 되어도 할 말이 없는 거 아닌가 생각이 막막... 



이미 터진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문제 자체가 발생하지 않게 미리 막자, 좋은 생각이다. 되게 뻔한 얘기인데 뻔하고 실속 없는 말을 하는 저자는 아니라 분명 뭔가 있겠지 싶은. 



14살과 17살 여자아이 둘이 미국 땅에서 여행을 떠난다고... 

분위기상 아이들은 당연히 집에 돌아오겠지, 돌아오겠지만, 이 얼마나 위험하고 불안한 시작인지, 물론 훌륭한 이야기가 있을 거고 아이들도 훌쩍 자란 채 자기 나름의 성장사를 보여주겠지만, 딱 그 연령대의 아이들 엄마로서 나는 관심은 가도 이 책 못 읽을 것 같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속 세계와 현실의 낙차는 정말로 어마어마어마하지 않을까 무섭다고요.



전작도 다 못 읽었지만, 요즘 감정에 관한 책들을 읽고 있는 터라, 비슷한 류의 책을 모아서 읽는 전략을 나도 나름 흉내내고 있는 중이라 일단 이 책도 챙겨본다. 목차를 보면 일단 확 끌리거든요... 



김신지 작가 책을 보고 나서였겠지 싶은데, 언젠가부터 다이어리에 '오늘의 단어'를 나도 적기 시작했더랬다. 처음에는 한 낱말이었는데, 지금은 그 낱말에 감정을 붙여서 쓴다. 예를 들면 쭈뼛한 재미라든가. 똑같은 주제로 노트를 쓰면 남들은 뭐 썼나 들여다 보고 싶어지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원제는 모르겠지만 이 제목은 정말 우리나라에서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어감 아닌가... 설정하고 너무 어울리는 제목인듯. 

그 설정이 무엇인가 하면, 주인공이 자기도 모르게 섭취한 독버섯에 중독되어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게요, 어쩌다 독버섯을 드셔가지고는, 이 모든 사달의 서막같은 그 독버섯을 드셔가지고는...



탐닉하기 전에 일단 그 시간을 좀 가졌으면 좋겠습니다만, 아무튼 네, 어떻게 혼자만의 시간을 잘 쓸지 알려주신다면 감사히 들을게요.



치매 전문가가 치매에 걸렸다는, 이 아이러니한 실제상황 앞에서 그는 무엇을 했을까. 자기가 치매에 걸린 것을 알고 그 사실을 널리 공개하고, 이전에 치매 전문가로서 할 수 있었던 말과 이제는 치매 환자로서 할 수 있게 된 말들을 모두 털어서 한 권의 책에 쏟아부었을 그의 노력을 상상해 볼 때 숭고함이란 무엇인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미래를 위해서, 자기 자신을 더 잘 알기 위해서, 학업을 잠시 중단하고 스스로에게 갭이어를 선물했던 아이들에 대해서. 그게 왜 필요한지, 무슨 도움이 되는지를 힘껏 알려주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두면 아이들에게도 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유일하게 호러 미스터리를 읽어도 버틸 수 있는 계절이니까요!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를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더랬다. 신간이 나왔는데... 궁금하지 않을 도리가 없잖아요? 아이디어, 문체, 호흡, 재미, 이런 것들이 글쎄 뭐랄까, 머리털 나고 책 한 권 안 읽어본 사람이더라도 끌려들어가지 않을 도리가 없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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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Kim Jiyoung, Born 1982
Author: Cho Nam-Joo
Type: Fiction
Published: 2018
Pages: 162
TW: Misogyny, Sexual Assault, Sexual Harassment, Post Natal Depression

“This was a time when the government had implemented birth control policies called “family planning” to keep population growth under control. Abortion due to medical problems had been legal for ten years at that point, and checking the sex of the fetus and aborting females was common practice, as if “daughter” was a medical problem.” 


This book is quite short, but for such a quick read, it’s extremely thought-provoking. Set in South Korea, it tells the story of Kim Jiyoung from her birth, childhood through her adolescence, and adulthood, we follow her as she grows up and watch slowly as the misogyny seeps into every aspect of her life, career, and family.

Sometimes a book can run this risk of being too matter-of-fact when discussing themes such as those that crop up in this one. Nam-Joo manages to eloquently cover topics such as misogyny, sexual harassment, workplace harassment, the patriarchy, and post-natal depression, and I still get the feeling that a lot of it could be missed if the reader wasn’t paying attention. That’s not to say she doesn’t make it clear, (because by hell she does) but what I mean is that Kim Jiyoung is plucked straight from real life, so much so, that unfortunately we’re so used to this inequality and so conditioned to believe that women have to perform certain roles, it was as if this book was simply just an account of one real woman’s ordinary life.

If the content itself isn’t enough to make you frustrated at the world we live in, it becomes even more infuriating because the author substantiates her writing frequently with statistics and facts from actual studies. Woven seamlessly into the narrative of Kim Jiyoung’s life, these numbers only reiterate the point Nam-Joo is making and the point she’s trying to prove – the patriarchy needs to end.

The ending of this book is quite something – I’m not going to spoil it, but it perfectly sums up the outlandish gall of men to toss women aside like they do as if women aren’t a part of their lives, of society, and of the very world they so desperately want to thrive in. Trust me when I say this book is worth the read!

+ 며칠전 조남주 작가의 신작을 언급하면서 이 책 이야기를 잠깐 했던 게 생각나서 퍼담아놓... 

+ 파파고 성능이 좋아졌네요. 붙여넣으면 꽤 그럴싸한 번역을 제공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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