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큰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울지 않아요. 절대로 울 수 없어요. 눈물이 그대로 얼어붙으니까요. 여기서는 눈물이 다 언다고요!"-80쪽
"용기, 바로 그거였어요. 삶의 규칙이자 언제나 고수해야 하는 것. 내 안에 거대한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과거의 내가 우상으로 여겼던 것들이 알고 보니 그 용기에 나도 모르게 반했던 거란 걸 깨달았죠. 나는 인생을 용기와 나머지로 구분하게 되었어요. 용기에는 온갖 종류가 있어요. 얻어맞고 피 흘리면서도 더 달라고 다가오는 투사도 있어요. 난 남자들에게 권투 경기장에 데려다 달라고 했어요. 타락한 여인이 고양이 우리를 지나치면서 그들을 자기 발치의 진흙인 양 바라보았던 거죠. 언제나 좋아하는 대로 살고, 다른 사람의 의견은 완전히 무시한다. 언제나 좋아하던 대로 살고 내 방식대로 죽는다. 담배 있어요?"-115쪽
그러나 이 이야기는 한 섬에 남은 두 사람의 이야기도, 더욱이 격리된 곳에서 싹트는 사랑 타령도 아니다. 그보다는 두 사람을 표현하는 이야기이며, 멕시코 만류의 야자나무라는 이 목가적인 분위기는 우연일 따름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존재하고 생식하는 데 만족하며 그러기 위해 투쟁한다. 그리고 자신의 운명을 통제해보겠다는, 뻔한 결말의 시도는 운이 있건 없건 간에 극소수에게만 가능한 유보된 것이다. 내가 보기에 아디터의 경우에는 자신의 아름다움과 젊음과 함께 변색될 용기만이 흥미로웠다. -119쪽
키스마인이 한숨을 쉬며 별을 올려다보았다. "대단한 꿈이었어. 입을 거라고는 이 드레스 하나뿐인 데다가 무일푼인 약혼자와 여기 있다니 정말 이상해! 그것도 별빛 아래에서 말이지. 전에는 별이 있다고 인식해 본 적이 없었어. 늘 다른 사람에게 속한 커다란 다이아몬드라고 생각했지. 이제 별이 두려워. 별은 모든 게 꿈이었다고, 내 젊음이 모두 꿈이었다고 느끼게해." 존이 조용히 말했다. "그래, 모두의 젊음은 꿈이야. 일종의 화학적인 광기야." "미친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지!" 존이 침울하게 말했다. "그렇다고 들었어. 그 이상은 나도 몰라. 어쨌든 일 년 정도는 우리 서로 사랑하자. 그게 우리로서는 유일하게 신처럼 마취될 수 있는 시도이니까. 이 세상에는 다이아몬드들이 있어. 또 다이아몬드와 환멸이라는 시시껄렁한 선물이 있겠지. 음, 그건 마지막에 갖고 무시해 버릴래." 그가 몸을 떨었다. "코트 깃을 올려. 넌 아직 어려서 이 추운 밤에 폐렴에 걸릴 수도 있어. 의식(意識)이라는 것을 처음 만들어낸 자는 큰 죄를 지은 거야. 우리 몇 시간만이라도 다 잊어버리자." 존은 담요를 뒤집어쓰고 잠이 들었다.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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