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지나면서 '진보'적이었고 '참신'했던 것들이 '오래 된' 것으로, '익숙한' 것으로 변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신비하다. 그 말은 즉슨 지금이 순간 역시 과거의 한 자락으로 남는다는 거니까. 나의 의식이 끝난 이후에도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미래에 도달한다. 나의 뒤에 남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살아갈 것이며, 나의 역사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겠지만 누군가의 역사는 새로이 쓰여지고 계속해서 무수한 이야기를 잉태할 것이다. 나의 죽음과 세상의 끝이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은 참으로 묘하다. 같은 선상에 놓여 있지만 언젠가는 단절되고 마는 관계. 하지만 내가 몇 십 년 전의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의식이 나의 의식에 겹쳐지듯, 미래의 사람들과 내가 다른 차원으로 연결될 것임을 생각하면 그 '단절'이 마냥 야속하거나 두렵지는 않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냐면, 요즘들어 꽂힌 The Velvet Underground의 노래를 들으면 마치 그들이 여전히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사는 시대도 다르고, 나라도 다르고, 인종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노래를 통해 형성되는 공감대는 이 모든 것을 초월한다. '예술'의 힘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인간이 글을 통해, 노래를 통해, 행위를 통해 계속해서 무언가를 창조해내고 자신의 내부에서 토해내고자 하는 욕구도 결국에는 자신의 유한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삶 자체와 이어지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창조물을 소비하는 행위 역시, 이를 통해 시공간을 뛰어 넘는 존재와 접촉함으로써 자아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의 필연적인 욕구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나는 이 세상에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어찌보면 상당히 가학적인 질문에 대해, "존재하기 때문에,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존재한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존재의 목적을 굳이 따지기 보다,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따지기 보다, 그저 태어났으니까, 그리고 태어난 이상 가장 큰 목적은 삶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삶을 확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니까. 물론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에너지를 발산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고, 결코 그 방법의 가치가 모두 동일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하등한 방법은 '돈'으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는 것. 존재의 유한성을 극복하기 위해 유한한 무언가에 집착한다는 것은 그 끝이 너무나 허무할 것이기에. 




Sweet Jane

Standin' on a corner
Suitcase in my hand
Jack's in his corset, Jane is in her vest
and me I'm in a rock 'n' roll band. Huh.
Riding a Stutz Bear Cat, Jim
ya know, those were different times
all the poets studied rules of verse 
and those ladies they rolled their eyes
Sweet Jane
Sweet Jane
Sweet Jane
Now Jack, he is a banker
and Jane, she's a clerk
and both of them save their monies
when they get home from work
sittin downby the fire
Ooo, the radio does play
the classical music there, Jim
The March of the Wooden Soldiers
All you protest kids
you can hear Jack say
Sweet Jane
Sweet Jane
Sweet Jane
Some people they like to go out dancin
and other people they have to work. Just watch me now
and there's even some evil mothers
Well there gonna tell you that everthing is just dirt
you know that women never really faint
and that villians always blink their eyes
that children are the only ones who blush
and that life is just to die
But anyone who ever had a heart
they wouldn't turn around and break it
and anyone who ever played a part
They wouldn't turn around and hate it

Sweet Jane, Sweet Sweet Jane..      



삶은 유한하다. 그래서 충실해야 한다. 저마다 각기 다른 삶의 방식이 있겠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체를 가장 중시할 것. 미래를 걱정하고 과거를 후회하는 것 보다, 살아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 오히려 시간의 속박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어차피 인생은 짧고 언젠가 끝이 난다. 나의 삶 자체에만 매달리지 않고 나의 시간을 뛰어 넘는 영겁의 시간이 있음을 인식한다면 보다 궁극적인 인생의 목적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목적을 행복이라고 바꿔 말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유한성을 극복함으로써 얻어지는, 물질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는 궁극적인 행복. Sweet life, Sweet Sweet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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