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구판절판


아무 데도 가지 못할 거라고 말했어. 내가 대학을 가고난 후에는 말이야. 내 말 똑똑히 들어봐. 그땐 모든 게 달라질 거야. 우린 여행 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겠지. 알고 지내던 사람들한테 전화로 작별 인사를 하고, 호텔에 들어 가면 그림 엽서를 보내야 할 거야. 난 회사에 취직해서 돈을 벌고, 택시나 메디슨 가의 버스를 타고 출근하겠지. 신문을 읽거나, 온종일 브리지나 하겠지. 그게 아니면, 극장에 가서 시시하기 짝이 없는 단편 영화나, 예고편, 영화 뉴스 같은 걸 보게 될 거야. 영화 뉴스라. 그게 또 대단한 거지. 언제나 경마를 보여주거나, 어떤 귀부인이 배 위에서 병을 깨뜨리는 모습이라든가, 침팬지가 팬티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 같은 것만 보여주니 ㅁ라이야.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넌 하나도 모르고 있어.-179쪽

미성숙한 인간의 특징이 어떤 이유를 위해 고귀하게 죽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성숙한 인간의 특징은 동일한 상황에서 묵묵히 살아가기를 원한다는 것이다.-248쪽

하지만 피비는 내 뒤를 따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난 혼자 휴대품 보관함에 가서 가방을 맡겼다. 그때까지 그애는 가만히 보도 위에 서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다가가자 몸을 옆으로 돌아서 버렸다. 그런 짓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아이였다. 마음만 먹으면 사람에게 등을 돌릴 수 있는 아이였다. -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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