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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묘하다. 잠이 안 와서 안 자다 보니 의도치 않게 밤을 새 버렸다. 점점 생활 패턴이 이상해 지고 있다. 이러다가는 나중에 교환학생 가서 시차 적응을 따로 할 필요가 없겠어! 올레! 주위 사람들과 다른 생활 패턴을 산다는 건 조금은 생소한 체험이다. 거기다가 핑크 플로이드의 노래가 흘러 나오니 더해지는 몽환스러운 분위기가 아주 좋다. 특히 Brain Damage라는 곡은 참.. 가사 중에 이런 말이 있다. I'll see you on the dark side of the moon.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어떤 기분에서, 어떤 미래를 위해 상대방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일단 지구인은 아니야. 지구에서 살 수 없는 사람이, 마찬가지로 지구에서 살 수 없는 사람에게 하는 말. 고통 때문에? 갈등 때문에? 노래의 마지막 부분에 희미하게 들려 오는 웃음 소리는 자기 자신을 비웃는 것 같기도 하고, 괴로움을 느끼지 못하고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나를 비웃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정신 나간 세상에서, 멀쩡하게 살아가는 것은 오히려 정상이 아님을 반증하는 것 아닐까? 어쩌다가 심지어 지구에서도 볼 수 없다는 달의 어두운 저 편에서 만나자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인지 나로서는 참 이해가 힘들다. 지구인들의 시선마저도 닿지 않는 그 곳에서만 평화로울 수 있는 사람들. 핑크 플로이드는 그래서 지구인들의 가슴을, 머리를 초월하는 이런 곡을 만들 수 있었나 보다. 카톡마저 잠잠한 이 새벽에, 마치 창문 밖에 바로 달이 커다랗게 떠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들게 하는 Brain Damage는 참 묘하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고 나도 아무도 찾지 않는 완전한 고요함. 문득, 저녁에 친구들과 갔던 카페의 카페라떼가 그립다. 나는 카페인을 매일 매일 수혈해 줘야 하는 걸 보니 어쩔 수 없는 지구인임이 분명하다. 보기 좋은 글은 읽기에도 좋다고, 듣기도 좋고 먹기도 좋은 글을 위해! 핑크 플로이드 Dark Side of the Moon 앨범 자켓 사진과 커피 사진을 살포시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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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서재에 손가락을 들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을 붙이는 정도는 시간의 길이와 별로 상관이 없는 듯 하다. 페이스북, 카톡, 싸이월드보다 (트위터는 하지 않으니) 더욱 애착이 가는 곳이 바로 이 알라딘 서재가 되었으니 말이다. 사실, 아직은 생소한 부분이 더 많다. 긴 글을 쓰는 것이 손에 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자에서 카톡으로의 이동은 전송하는 낱말들의 조합을 점점 더 간단해지고 단순해지게 만들었고, 현재의 상태를 업데이트하라는 페이스북의 메세지창은 그야 말로 지금 현재의 순간적인 상태에 관한 글을 낳게 했다. 그래서, 정성들여 꼼꼼이 써야 하는 '책' 리뷰도 어느 순간부턴가 에이포 용지 한 장을 넘겨 쓰기가 힘들어 진 것이다. 문장과 문장 사이의 이음새가 거칠고, 시작과 끝이 일관적이지 못하다. 생각나는 대로, 고심을 거치지 않고 지껄이는 것에 익숙해진 바람에. 그래서 많은 부족함을 느낀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고 난 후에는 반드시 그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확인하는데 그 때마다, 깊은 애정과 고심을 거쳐 탄생한 리뷰들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나의 리뷰를 다시금 확인하고 씁쓸한 마음을 곱씹게 된다. 하아.. 세상에는 글 잘 쓰는 사람이 너무 많아!ㅠㅠ. 소림사에 멋도 모르고 들어 온 동자승이 고승의 하얀 수염만 봐도 기가 죽는 것 마냥 그렇게 나는 쪼들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나의 독서 여행은 앞 길이 창창하니까. 부족한 만큼, 앞으로 채워나갈 부분이 많다는 것이니까. 긍정적인 마인드로 계속해서 열심히 책을 읽고, 리뷰를 써야 겠다. 그렇게 리뷰를 100편 넘게 쓸 때 즈음 되면, 나에게도 단단한 손 끝과 섬세한 이해력이 장착돼있으리라 믿는다. 하핫. 의욕 없이 추욱 처져 있던 나에게 자극을 주는 친구를 만나서 기쁘당. 이상 새벽, 아니 이제는 아침의 어제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