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죽인 자가 받는 벌은 죽은 사람의 살에서 나오는 피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뿜어져 나오는 피의 색깔을 보고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이스케는 그 정도로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었다.-154쪽
그는 아버지와 달리 처음부터 어떤 계획을 세워서 자연을 억지로라도 자기의 계획에 맞추려드는 고루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자연이란 인간이 세운 그 어떤 계획보다도 위대한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228쪽
평소 다이스케는 만일 감자를 다이아몬드보다 소중히 여기게 된다면 인간은 끝장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앞으로 아버지의 노여움을 사서 금전상의 관계가 끊어지게 된다면 그는 싫어도 다이아몬드를 내던지고 감자에 매달려야 한다. 그리고 그 보상으로는 자연으로서의 사랑만이 남을 뿐이다. 그 사랑의 대상은 남의 아니였다. -229쪽
그 여자는 사랑에 전념할 시간이 너무 짧은 것과 젊은 그녀 앞에 가차 없이 주어지는 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해 일종의 허무함을 느꼈던 것이다. 그녀는 물론 평범한 여염집 처녀는 아니었다. 다이스케는 육체의 아름다움과 영혼의 사랑에만 자기를 바치고 그 외의 것은 생각하지 않는 여자들의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그 이야기를 매우 흥미롭게 여겼다. -232쪽
인간은 열성을 가지고 대할 필요가 있는, 고상하고 진지하며 순수한 동기나 행위를 곁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도 훨씬 열등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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