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실습으로 2학년 여자아이들이 이번주에 유부초밥을 만들기로 되어있었다.
월요일 1교시가 우리반으로 잡혀있는데 처음이라 서툴고 이리저리 준비할 것도 많아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며 조례 빨리 마치고 아이들 좀 보내달라고 우리 반 부담임이며 가정선생님인 우정신샘이 아침 일찍 부탁했다. 직원회의 마치고 교실에 들어섰는데 여남은 명이 서서 떠들고 있었다.
"이긋들이 미친나~ 이기 뭐하는 짓들이고? 조례시간에 없으면 사고지각이라 캤나 안캤나? "
성질이 나서 고함을 빽 질렀다.
"애들 가사실 갔는데요~"
"시끄릅따. 빨리 안오면 전부 사고지각이라고 문자 넣어라"
하나 둘 들어오는 아이들.. 앞치마 빌리러, 옆반 친구랑 수다떨러, 매점에, 화장실에... 즈들끼리 편들어 준다는 것이 결과적으로 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책임지지 못할 말들이다. 아무튼 출석체크만 서둘러 하고 아이들을 가사실로 내려보냈다. 실습하는 모습 사진도 찍어주고 같이 초밥도 만들어보고 할랬는데 기분이 영 상했다. 아이들은 내 기분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쫑알거리며 가사실로... -.,-
서둘러 수업 바꾸고 사진기를 챙겨 가사실로 갔더니 아이들은 멀뚱하니 서있고 샘은 난감한 표정. 가스가 작동이 안된단다. 헐~ 체육샘께 2교시도 빌려놔서 가스만 나오면 실습엔 문제가 없단다. 일단 아이들을 교실로 올려보내자 하시는데 사진 몇 판만 박자고 말씀드리고...
그렇게 좀 놀다가 2교시 수업들어갔다.
오늘, 8반이 1교시에 실습을 했다면서 즈 담임샘께 유부초밥을 한 접시 가져왔다. 별 생각없이 몇 개 집어먹다가 우리반 녀석들 생각이 났다. 어... 그러고 보니 나한테는 초밥 하나 갖다준 녀석이 없네...
마침 지나가던 수육이에게 따졌더니 초밥 몇 개 가지고 교무실 왔는데 내 주위에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틈을 보지 못하고 그냥 갔단다. 마음 조금 풀리고.
3교시 수업. 한자빙고의 당근으로 준비한 초코렛통을 아이들 앞에 흔들다가
"아 맞다. 느그. 내한테 유부초밥 하나 갖다준 녀석 없제? 흥.. 초코렛 취소다. 그라고 앞으로 국물도 없다. 치사한 놈들. 아! 수육이는 빼고"했더니
"우~~ 수육이 니 혼자 착한 척 했나? 가쓰나"
"어~ 샘. 삐꼈어요?"
"우리 먹을 것도 부족했는데.."
--+ 암튼... 이놈들.. 맨날 맛난 것 달라고 앵겨붙을 줄만 알았지... 가끔은 진심으로 짜증난다. 청소시간에 은주가 "샘, 이거 진짜 고급인데요"하면서 내민 초코다이제스티브 두 조각이 아니었으면 정말 맘 상할 뻔했다. 치사한 놈들. 앞으론 국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