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너무 좋아서.. 아직도 가슴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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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국제신문사 중강당에서 김종철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말씀을 참으로 맛깔스럽게 잘 하시더군요.  군더더기 없는 솔직함, 삶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  그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본격적인 강연으로 들어가시기 전에 한참 동안 저희에게 당부하신 말씀이 있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목숨을 보시하기로 하신듯 58+@의 단식을 시청앞에서 계속하고 계신 지율스님과,  곧 파헤쳐져서 민망하게도 그 속살을 훤히 드러내게 될 운명에 처해진 천성산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살면서 통장 한번 가져보신 적이 없다는 지율스님..  세계 어떤 나라에도 터널 하나를 저지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시며 우리 나라의 보배라고 하셨습니다.


네 차례에 걸친 지독한 고행...  올 여름의 58일 단식을 접으신 후, 아직도 몸이 제자리를 찾지 못한 시점에 다시 단식을 하고 계십니다. 목숨이 위태로운수도 있다는군요. 당연히...


부산 시민의 90%가까이 환경(보존)보다는 경제(개발)이 더 필요하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눈앞의 이익만을 내다본 개발과 한 발 더 앞을 내다보고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땅을 보존하는 것,  어느 것이 더 큰 경제적 이득인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한번 파헤쳐진 땅은 얼마만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인간이 계산할 수 있는 시간이나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하지 싶습니다.


김종철 선생님이 말씀하시듯, 골고루 조금 부족하게 살면 될텐데...  조금 가난하게 살면서 이웃과 나누어서 그 결핍을 서로 메워주면 될텐데..


몸으로 늘 함께 하지는 못하더라도 마음만이라도 가끔 그 곳에 가 닿는 끈을 하나씩 만들었으면 합니다. 마음으로 응원드리고 기도하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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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11-27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의를 듣고 조금의 책임감?이 느껴져서 지회샘들께 보낸 멜이다. 나는 어떤가? 반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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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11-27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수능부정을 저지른 한 학생의 담임이 "모두 내가 잘못 가르킨 탓'이라고 했단다. 이 땅의 어른들은 아이들의 저런 모습을 보고 반성해야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다~ 반성해야한다. 어쩔 수 없는 '현실'운운하며 '지식 주입'에 '정정당당하고 소박한 인간적 삶을 희생하도록 가르친 이 땅의 어른들, 경쟁과 승리만이 '살 길'이라고 가르쳐온 이 땅의 모든 어른들, 아이들의 삶 자체에 무관심했던 어른들은 다 반성해야한다. 나를 포함해서..

물만두 2004-11-27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째는 본인 스스로의 잘못이요, 또한 첫째는 부모의 자식을 잘못 가르친 잘못이요, 또또한 첫째는 교육을 이리 내본 사회의 잘못이라 생각합니다. 선쟁님들만의 잘못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지요. 모두가 부정과 비리를 당연하다할지라도 그 나이의 아이들은 비판과 부정과 어른에 대한 질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는 젊음이라니... 우리 모두가 모래성을 쌓은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3교시가 2반 수업이었다. 2반 이과 남학생들은 너무나도 이쁜 녀석들이다. 즈들끼리도 너무 친해서 개구지게 '막' 논다. 아이들 인사시키려고 서 있는 반장 욱태를 또 무안하게 앉히려니 미안해서 "오늘은 욱태 인사 함 시켜주자. " 했더니 어라~ 녀석이 엉거주춤 앉아버린다. "욱태가 너무 부끄럼이 많아서 그냥 앉는다" 하자 다른 아이들이 "부끄럼이 많기는요, 쉬는 시간에 계속 라마리오 춤 췄는데요~" 이런다. "라마리오춤? 그게 뭔데? 욱태, 니 내일 축제때 춤 발표하나?" .... "그게 아니고요, 샘 웃찾사 안봐요? 거기 보면... 억수로 느끼한 춤 있는데요~ 욱태 라마리오 춤 함 시켜보지요~ 진짜 잘 추는데요~" "아! 그거? 나도 봤다. 그래 욱태야, 그 춤 함만 보여줘~" 한동안 시뤘지만 끝까지 개기면서 안 나왔다.



포기하고 돌아서서 판서하는데 아이들이 자꾸 떠든다. 이 녀석, 저 녀석에게 라마리오 춤을 주문했지만 아무도.. 나눠준 유인물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없다고 또 달라고 나왔다. 라마리오 춤 추면 주겠다 했지만.. 아무도..



그러다가 늘 뒷북 치는 성준이가 나왔다. 제주도 수학여행 갔을 때, 우리반 엄아랑 함께 한밤중에 응급실 가서 두르러기 치료받은 녀석이다. 왠지 마음이 싸한 녀석... 성준이 너는 춤 안 추면 안 줘~ 춤은 못추겠단다. 아이들이 노래를 시켜보란다. 칠판 귀퉁이에 my mp3라고 적혀있고 몇몇 아이들 이름과 숫자도 함께 적혀있다. 선미샘의 아이디어라는데 수업시간에 떠든 아이들 이름을 그렇게 적어놓고 다른 선생님들 수업 시간에 노래를 주문하도록 하는 거란다. 우와 선미샘 진짜 머리좋다. 하성준 4. .. 이렇게 적혀있었다. :한 곡 부르면 3으로 지워준다." 부끄럼이 많은 성준이는 교탁에 머리를 푹~ 파묻고 아이들을 보지도 않고 중얼중얼? 노래를 불렀다. 세곡을 집적대기만 하더니 끝까지 부른 노래는 한 곡도 없다.  그래도 기특하고 가상해서 유인물 줘서 들여보내고 4.5라고 적었던 my mp3에 3이라고 다시 고쳐주었다. 너무 이쁘니까... ^^



그렇게 기분 좋게 수업을 했다. 물론 수업도 했다. 2반 아이들 너무 예쁘다. 늘 너무 조용하고 소심한 *희가 조금 걱정이  되어 마음이 쓰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억압하지 않고, 담임이 개입하지 않아도 그렇게 즈들끼리 하루하루가 즐거운 학교생활...



참! 발표한 '야서혼' 주제 중, 즈들 조가 제일 참신하고 기발하다고 우기며 쉬는 시간까지 나를 쫓아온 지환이.. 야서혼 주제는 별로 맘에 안 든다고 라마리오 춤을 춰보라고 주문했더니 복도에서 췄다. 그 춤을... 웃겨죽는 줄 알앗다. 녀석에게만 키세스 쵸코렛을 쥐어주려했는데  즈들 조 다른 아이들 것까지 다 줘야한단다. 그 마음이 예뻐서 4개를 주어 보냈다. 그리고 다음 수업시간에 4명이 동시에 느끼한 그 춤을 춰보게 할거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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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11-27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마리오 춤이 아니고... "'리' 마리오" 라는군..^^ 쩝!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 着語 : 기다림이 없는 사랑이 있으랴. 희망이 있는 한, 희망을 있게 한 절망이 있는 한. 내 가파른 삶이 무엇인가를 기다리게 한다. 민주, 자유, 평화, 숨결 더운 사랑. 이 늙은 낱말들 앞에 기다리기만 하는 삶은 초조하다. 기다림은 삶을 녹슬게 한다. 두부 장수의 핑경 소리가 요즘은 없어졌다. 타이탄 트럭에 채소를 싣고 온 사람이 핸드 마이크로 아침부터 떠들어대는 소리를 나는 듣는다. 어디선가 병원에서 또 아이가 하나 태어난 모양이다. 젖소가 제 젖꼭지로 그 아이를 키우리라. 너도 이 녹 같은 기다림을 네 삶에 물들게 하리라.



- 황지우 [게 눈 속의 연꽃], 문학과 지성사,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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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11-26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시다. 그 때, 함께 하던 그 사람이 소개해준... 시와 동시에 그 얼굴이 떠오르는 게 신기하다. 모든 추억은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