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교시가 2반 수업이었다. 2반 이과 남학생들은 너무나도 이쁜 녀석들이다. 즈들끼리도 너무 친해서 개구지게 '막' 논다. 아이들 인사시키려고 서 있는 반장 욱태를 또 무안하게 앉히려니 미안해서 "오늘은 욱태 인사 함 시켜주자. " 했더니 어라~ 녀석이 엉거주춤 앉아버린다. "욱태가 너무 부끄럼이 많아서 그냥 앉는다" 하자 다른 아이들이 "부끄럼이 많기는요, 쉬는 시간에 계속 라마리오 춤 췄는데요~" 이런다. "라마리오춤? 그게 뭔데? 욱태, 니 내일 축제때 춤 발표하나?" .... "그게 아니고요, 샘 웃찾사 안봐요? 거기 보면... 억수로 느끼한 춤 있는데요~ 욱태 라마리오 춤 함 시켜보지요~ 진짜 잘 추는데요~" "아! 그거? 나도 봤다. 그래 욱태야, 그 춤 함만 보여줘~" 한동안 시뤘지만 끝까지 개기면서 안 나왔다.
포기하고 돌아서서 판서하는데 아이들이 자꾸 떠든다. 이 녀석, 저 녀석에게 라마리오 춤을 주문했지만 아무도.. 나눠준 유인물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없다고 또 달라고 나왔다. 라마리오 춤 추면 주겠다 했지만.. 아무도..
그러다가 늘 뒷북 치는 성준이가 나왔다. 제주도 수학여행 갔을 때, 우리반 엄아랑 함께 한밤중에 응급실 가서 두르러기 치료받은 녀석이다. 왠지 마음이 싸한 녀석... 성준이 너는 춤 안 추면 안 줘~ 춤은 못추겠단다. 아이들이 노래를 시켜보란다. 칠판 귀퉁이에 my mp3라고 적혀있고 몇몇 아이들 이름과 숫자도 함께 적혀있다. 선미샘의 아이디어라는데 수업시간에 떠든 아이들 이름을 그렇게 적어놓고 다른 선생님들 수업 시간에 노래를 주문하도록 하는 거란다. 우와 선미샘 진짜 머리좋다. 하성준 4. .. 이렇게 적혀있었다. :한 곡 부르면 3으로 지워준다." 부끄럼이 많은 성준이는 교탁에 머리를 푹~ 파묻고 아이들을 보지도 않고 중얼중얼? 노래를 불렀다. 세곡을 집적대기만 하더니 끝까지 부른 노래는 한 곡도 없다. 그래도 기특하고 가상해서 유인물 줘서 들여보내고 4.5라고 적었던 my mp3에 3이라고 다시 고쳐주었다. 너무 이쁘니까... ^^
그렇게 기분 좋게 수업을 했다. 물론 수업도 했다. 2반 아이들 너무 예쁘다. 늘 너무 조용하고 소심한 *희가 조금 걱정이 되어 마음이 쓰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억압하지 않고, 담임이 개입하지 않아도 그렇게 즈들끼리 하루하루가 즐거운 학교생활...
참! 발표한 '야서혼' 주제 중, 즈들 조가 제일 참신하고 기발하다고 우기며 쉬는 시간까지 나를 쫓아온 지환이.. 야서혼 주제는 별로 맘에 안 든다고 라마리오 춤을 춰보라고 주문했더니 복도에서 췄다. 그 춤을... 웃겨죽는 줄 알앗다. 녀석에게만 키세스 쵸코렛을 쥐어주려했는데 즈들 조 다른 아이들 것까지 다 줘야한단다. 그 마음이 예뻐서 4개를 주어 보냈다. 그리고 다음 수업시간에 4명이 동시에 느끼한 그 춤을 춰보게 할거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