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 (2004. 봄호) 상담의 의미와 상담활동 발췌문


학생을 공감하고 수용하면

이해하고 신뢰한다.

학생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은 만남의 시작이며

학생에 대한 이해는

교사 자신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


학생을 이해하려면 이해와 지혜가 바탕에 깔려야 하며

교사의 자기 이해와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자유와 자치가 있고

신명나게 참여하는 공동체의 밑거름을 바탕으로 관계 맺을 때

교사의 인격이 생활 속에서 배움으로 간다고 본다.


학생이 존중되면 교사도 존중된다.

아이들의 가장 큰 불만은

‘변명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고치거나 디시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는다.

말로 하기 전에 먼저 모욕을 주거나 때린다.‘ 등이다.


<힘이 되는 만남>


학생이 존중되면 교사도 존중된다.


상담을 통해 아이들이 변한다는 고정관념과 조급증을 버리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만남의 방식과 자세가 상담의 꽃이며 열매이다.

생활은 같이 하지 못하는 일회적인 상담이 어찌 효과가 있겠는가?


일상생활에서 함께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자신만의 독특한 상담법)

- 엽서와 편지를 잘 활용하자. 오늘은 문구점에 들러서 학생들이 좋아하는 또는 의미있는 엽서나 편지를 사서 책상 서랍에 꼭 넣어 두자. 그리고 아이들이 표현하는 말, 몸짓, 선물, 표정 들을 틈나는 대로 기록해두고 담임과 아이의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대화(엽서, 편지, 쪽지)를 나눌 수 있다.

- 관찰노트

- 작지만 큰 우리! 엽서: 아픔과 감동은 때를 놓치면 만남에서 멀어진다.

먼저 나의 느낌과 마음을 전하자.

길게 쓰지 말자.

짧게 그리고 전달하려는 핵심을 생각하며 써보자.

간접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내용으로 쓰자.

그리고 자신을 공개하자.

아이들이 보내는 작은 변화의 신호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부적응 학생의 생활지도는 호흡을 길게 해야 마음을 열어온다.


문제행동을 수용하되 학생이 변화될 수 있는 원칙과 방법을 제시하라.


집단 속에서 보는 아이들도 개인으로 보면 지도의 방법이 달라진다.(개별지도)

- 집단 속에서 보면 고쳐지지 않는 학생의 행동도 개별로 보면 문제핼동을 고쳐보려는 의사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 사회의 뒤틀림의 폭은 아이의 작은 잘못보다 더욱 크다는 것을 이해하면 너그러워진다.

- 조급함에서 벗어나기

-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도 믿고 지켜봐주는 교사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은 힘이다.

- 개별지도에서 교사의 자기공개(자기 감정 표현)와 나는 이렇게 생각해. 네가 왜 그랬을까 생각해 봤지 등으로 솔직함과 공감이 있으면 대화가 시작되고 또 다른 아이를 발견한다.


나눌려면 나눌 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늘 새롭게 나누어줄 삶의 감동과 이야기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새로 학습한 지식과 정보가 있어야 하고 새로운 깨달음이 있어야 하고

보살펴줄 시간과 물질과 건강이 있어야 나누려는 마음도 자라납니다.

- 박노해 <사람만이 희망이다> 중에서


조고각하(照顧脚下)!

어디를 가고 있는지를 알려면 어디서 왔는지 알아야 하듯이

우리가 딛고 선 일상생활을 돌아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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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대입,학생부 변별력 충분”
현 고2 5개과목 모두 1등급 0.34%뿐
“내신 못미더워” 대학 주장 설득력 잃어
교육부, 성적분포 분석

지난해 2학기 고교 1학년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성적을 분석한 결과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5개 과목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은 0.34%(78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5개 과목 1등급자는 1학기 3.87%, 2학기 4.04%로 나타났다.

이는 2008학년도 대입시 응시 예정자인 고교 1학년부터 상대평가 방식을 적용해 교과 성적을 평가한 결과로, 일선 고교들이 학생부 성적 산정 때 1등급을 4% 이내로 하도록 한 ‘석차 9등급’ 지정 비율을 엄격히 지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성적 부풀리기 때문에 고교 학생부(내신)를 믿을 수 없다며 대학별 고사 비중을 높이고 사실상 본고사 불가피론을 펴온 대학들의 자세 변화가 주목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4일 지난해 1학기 59개 고교 1만8836명, 2학기 75개 고교 2만3059명의 학생부를 분석해 학업성적 변별력을 분석한 결과 이런 성적 분포 결과가 나타났다며 이는 학생부 신뢰도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고교 3년 동안 이수하는 30여개 과목 점수를 놓고, 모집단위별로 특정 과목에 가중치를 주거나 표준점수를 함께 사용하면 변별력이 더욱 커지는 것을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2008학년도 대입시에서 학생부 신뢰도가 이렇게 높아진데다 대학수능시험 등급과 조합하면 학생 선발에 충분한 변별력이 있다”며, 논술 등 대학별 고사의 비중을 높이려는 일부 대학들의 주장을 반박하고 학생부 반영 비중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교육부는 또 2006학년도 수능 응시자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언어·수리·외국어(영어) 3개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은 1%에도 못 미치는 4687명(0.95%)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수능 9등급제 도입으로 세밀한 변별력은 완화했지만 영역별 등급을 조합하면 학생부를 보완하는 변별력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보기다. 대학들이 학생부 반영에 소극적인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 이른바 ‘학교간 학력차’도, 이렇게 학생부 성적에다 수능을 조합하고 수능 점수를 다단계로 활용하면 보정할 수 있다고 교육부는 덧붙였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고교 교육 정상화라는 2008대입제도 정책 목표에 충실하기 위해, 현행 통합교과형 수능 출제에서 탈피해 2008학년도부터는 고교 교육과정의 틀 안에서 수능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허미경 이수범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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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글샘 > 내 대신 매 맞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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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시여, 이게 인간의 솜씨입니까?
<인도 스케치여행1> 아그라의 '타지마할'

 

▲ '타지마할'의 전경이다. 손으로 붓으로는 그릴 수 없어 컴퓨터를 사용했다.
ⓒ 강인춘
인도! 일생에 있어 한 번도 가기 어려운 나라를 어쩌자고 나는 세 번씩이나 갔다 왔을까? 알 수 없는 어떤 마력에 자신도 모르게 이끌렸던 것은 아니었던가? 아니면 전생에 코타마 싯다르타(Gotama Siddhartha)와 어떤 가느다란 인연이라도 있었던 것인가?

사실 나는 내 생애에 있어 인도로의 여행길에 올라설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왜냐면 우선 나는 노오란 색 일색의 인도 음식을 싫어했고, 더구나 카레 같은 음식은 한국에서도 아예 비위에 맞지 않아 먹지 않았다. 특히나 그 음식에서 풍기는 향은 더더욱 내 속을 메스껍게 했다.

인도는 한 마디로 불결했다. 길거리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소똥, 공중화장실이 없는 도시. 비위생적인 음식들 그리고 항시 풍겨져나오는 역겹고 퀘퀘한 냄새. 문명에 익숙해져 있던 나는 여행 기간 내내 이런 고역으로 전신이 괴로웠다. 그러나 10여일의 인도여행이 거의 끝나갈 무렵부터는 나는 내 자신이 인도에 천천히 동화되어간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전형적인 인도의 여인.
ⓒ 강인춘
사람이 산다는 근본을 이곳에서 보았기 때문일까? 인간의 본성을 이 땅에서 잠깐이나마 깨우쳤기 때문일까? 죽음이란 한낱 허무에 불과한 것이고, 그리고 인간은 다시 태어난다는 '윤회'를 어렴풋이 믿었기 때문일까?

세 번째 인도를 다녀온 지 3,4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생각한다. 여건만 된다면, 그리고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서슴지 않고 '쌕' 하나만 달랑 메고 인도로 갈 것이다.
비록 그 길이 견디기 힘든 고행의 연속이었지만 난 기꺼이 가리라.

아그라의 타지마할! 그렇다. 인도의 많은 불가사의 중에 하나인 건축물(묘지)의 이름이다. 세상의 그 어떤 왕궁도 이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울 수는 없다. 인도의 옛 무술제국, '샤자 한' 황제가 그의 부인 '뭄타즈 마할'의 죽음을 통탄하며 지은 무덤이다. 그녀가 15번째 아이를 낳다가 죽자 황제는 그녀의 유언대로 묘지를 지었다.

2만 명이 넘는 노동자와 장인, 1천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동원되어 무려 18년간에 걸쳐 지은 건축물이다. 이 묘지를 짓기 위해 국고는 바닥이 났고, 멀리 이집트와 가까이 미얀마 등등에서 가져온 보석을 이 건축물을 치장하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후로는 이런 아름다운 건축물을 짓지 못하도록 장인들의 손목을 잘랐다는 이야기가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온다.

이만저만한 독재가 아닐 수 없다. 일개 국가의 황제 아낙을 위해 묘지를 이처럼 거대한 건축물로 지었다는 게 상상이 안 된다. 전설 같기만 하다. 건물의 본당 지하에는 '샤자한'과 그의 부인의 시신이 묻혀 있었다.

호기심으로 병풍처럼 세워져 있는 대리석을 손으로 만져 보았다. 도저히 인간의 손으로 빚어진 것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어른 키보다도 더 큰 넓이의 대리석 판에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새겨놓은 조각 무늬는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단 일순간의 실수로 살짝만 건드렸다 하면 대리석 판 전체가 망가져 버린다. 도저히 인간이 만든 것이라고는 상상키 어려운 것들이었다. 신들조차 혀를 내밀 정도가 아니였을까? 나는 만져보고 또 만져보고 하면서 그 조각품 속에 빠지고 말았다.

▲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의 의상이 컬러풀해서 시선을 끌었다.
ⓒ 강인춘
서울에 돌아오고 나서도 나는 마치 열병에 걸린 사람처럼 마음 속을 태우고 있었다. '타지마할'을 꼭 내 손으로 그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서너 해가 지났어도 생각뿐이지 결코 연필을 들 수가 없었다. 그 찬란한 자태를 나 같이 무디고 경박한 손으로는 도저히 표현해 낼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 '타지마할'앞에서의 필자.
ⓒ 강인춘
'타지마할'을 그냥 쉽게 사실적으로 그린다고 하자. 그게 무슨 매력이 있겠는가? 차라리 사진을 찍는 게 났지. 그럼 혼을 불어 넣어 그려보자. 하지만 그것 역시 뜻대로는 안 되었다. 내 혼은 이미 속세에 팍 젖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 역시 신의 경지에서, 아니면 무아지경 속에서 그려야 할 것 같다.

오늘 여기에 그린 단 한 점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나는 수백 차례나 종이를 버렸고, 그리고 찢었다. 파스텔로, 수채화로, 오일페인트로 온갖 재료로 다 도전했다. 그러나 '타지마할'은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은 포기를 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갑자기 밤잠을 설쳤다. 그리고 컴퓨터와 씨름을 했다. 며칠 동안을 밤새도록 사투를 벌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여기에 그린 '타지마할'의 전경. 그 위대한 장인의 손으로 다듬어진 찬란하고, 환상적인 건축물을 한낱 보잘 것 없는 종이 쪼가리에 옮긴다는 것 자체가 바로 넌센스라는 것을 왜 지금도 모르고 있단 말인가. 어리석은 나 자신을 또 한 번 깨닫는다.

▲ 버스에서 내리면 언제나 아이들이 떼거지로 몰려든다.
ⓒ 강인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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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우리는 수목원 코디네이터…하루 일과는 나무와의 대화
2006-03-09 18:18 | VIEW : 38
우리는 수목원 코디네이터…하루 일과는 나무와의 대화

[세계일보 2006-03-03 00:21]    





광릉 국립수목원 한쪽에 마련된 온실. “쏴∼쏴∼” 이곳저곳으로 물 뿌리는 소리가 가득하다.
새내기 수목원 코디네이터 박미정(21·여)씨는 온실의 여러 화초에 물을 주고 주변을 청소하느라 분주하다.

오후엔 실외에 있는 나무들에 필요한 갖가지 일을 해낸다. “사실 일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아 아직은 그다지 바쁘지 않아요.

꽃피는 봄이 오면 수생원이나 습지원 관리 등 할 일이 많아질 것 같아 꽤 기대하고 있어요.”

간단한 일 같지만 어떤 꽃은 잎이나 꽃에 물이 닿으면 안 되기에 물을 떠놓아 아래에서 스며들도록 하고,

꽃이 핀 나무는 꽃이 떨어지지 않도록 뿌리 쪽으로 물을 뿌리는 등 이래저래 마음 쓸 일이 많다.

축축한 데서 자라는 고사리는 물을 듬뿍 줘야 잘 자란다고.


우리는 수목원 코디네이터


원예학을 전공한 그를 비롯해 올 초 국립수목원에 둥지를 튼 수목원 코디네이터 10명이 하는 일은 이것만이 아니다. 길을 찾거나 수목원 방문 절차를 묻는 관람객의 문의 전화를 받는 것은 물론이고 방문객 명단을 작성하고 교육 프로그램도 짠다. 때론 곤충 표본을 학명에 따라 정리하거나 채집한 종자의 분류학상 소속과 이름을 정하는 ‘동정(同定)’이라는 전문적인 일도 한다.

이들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린 박미정씨는 평소 좋아했던 나무의 사계절 모습을 모두 지켜볼 수 있다는 게 가장 기쁘단다. 대학과 전공을 고를 때에도 식물원이나 수목원에서 자연을 벗삼아 일하는 모습을 먼저 그렸다. 여러 사설수목원에 지원했으나 올해야 그 꿈의 첫발을 내디딘 박미정씨처럼 수목원 코디네이터는 모두가 숲과 자연 그리고 사계절을 가꿔갈 자신들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박미정씨의 대학 동기인 박미진(26·여)씨가 수목원코디네이터가 된 이유도 예사롭지 않다. “사무실에 앉아서 뭘 하기보다 자연에서 흙을 만지는 것을 좋아했을 뿐이에요. 같은 과 친구들은 플로리스트로 많이 진출하지만 너무 흔하잖아요.”

국립수목원을 비롯한 공·사립 수목원이 올해부터 시작한 수목원 코디네이터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림청이 내놓은 제도. 올해 국·공·사립 수목원에 35명이 배치될 예정이다. 일을 시작한 지 이제 한 달여. 보존과(3명)·표본과(3명)·조사과(3명)·관리과(1명) 등 각자 소속과 하는 일이 다르지만, 이들이 그리는 미래도 나무를 주제로 한 칼럼니스트(강지희), 학예사(김현숙), 식물분류학 관련 연구원(고은미, 김혁진) 등 천차만별이다.

지난해 식물분류학 석사를 받은 뒤 인턴 연구원으로 1년 동안 일한 김혁진(29)씨는 2년차 국립수목원 식구. “사실 지금 하는 일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배우는 데에는 끝이 없잖아요. 학교에서 식물분류학에 한정해서 배웠는데, 전공 분야가 다양하다 보니 어렴풋하게나마 여러 학문을 접할 수 있거든요.” 김혁진씨의 바람은 전문 연구직. “지금 하고 있는 일도 하찮은 일은 아니지만 언젠가 내가 하고 싶은 식물 연구에 푹 빠지고 싶습니다.”

천리포수목원 수목원 전문가 양성과정 4기로 1년을 보내고 수목원 코디네이터가 된 김회원(25)씨는 국내에는 생소한 수목원 큐레이터가 되고 싶다. “전문적인 연구 분야에서 종사하기보다 가지치기, 번식, 식물 분류 등 수목원의 모든 것을 익히고 싶어요.”

계약기간 1년, 한 달에 100만원 정도를 손에 쥐지만 이들에겐 김회원씨처럼 각자 돈보다 중요한 무엇이 있다. 대중교육을 담당해 교육 프로그램을 짜는 강지희(26·여)씨는 “돈 욕심을 버리고 보람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지 오래”라며 “원래 식물을 본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고집이 아니라 아집이 강하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운을 뗀다. 아집 탓인지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한 강지희씨 역시 몸 편하고 보수가 그나마 나은 시공 설계 회사도 버리고 ‘식물쟁이’를 고집한 것. 그는 “외래종이 많은 천리포에 비해 국립수목원에는 설립 취지에 맞게 토종 식물이 대부분”이라며 “영화 ‘편지’를 보고 막연히 수목원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일이 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간사, 환경영향평가 관련 회사 등 이력이 다양한 김혜련(26·여)씨는 “환경영향평가를 주업으로 했을 때 월급은 많았지만, 자연이 좋아서 일을 시작한 애초 동기와 달리 잘못된 것을 그대로 드러낼 수 없는 역할의 한계에 답답했다”고 털어놓는다. 산림자원학을 전공한 그에게 환경은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당연히 사무실보다 자연에서 일하기를 원했고, 지금 수목원에서 하루를 보낸다.

박물관 경영을 전공하고 국립수목원에서만 2년째 일하고 있는 맏언니 김현숙(34·여)씨는 “산림청에서 꼼꼼하게 계획을 짜서 코디네이터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근무 조건도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전공 관련 분야에서 자기 경험을 쌓아간다는 점에서는 좋은 제도”라고 평한다. 조사과 소속 박물관에서 일하는 그 역시 학예사의 꿈을 다지며 수목원에 대한 애정을 키워가고 있다. 이들에게 맑은 공기와 향긋한 풀내, 흙 냄새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의 에너지인 셈.

햇볕 따사롭고 알록달록 꽃들이 만발하는 봄이 오면 관람객들은 이들의 소박한 정성으로 잘 단정된 수목원 곳곳에서 봄 내음을 맡겠지만, 하루하루 자신들의 미래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 이들의 봄은 바로 오늘일지도 모르겠다.


글 정재영, 사진 황정아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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