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메가박스 간 김에 티켓교환권으로 [하얀 아오자이]표를 한 장 더 끊었다. 누구든지 원하는 사람 줘버려야지 생각하면서. 도서실에서 공부하다가 문득 ㄷ혜에게 여름방학 숙제를 훌륭하게 해온 상으로 영화 함께 보기로 한 것이 생각났다. 아침에 접선해서 "국제 영화제 영환데.. 볼래?"했더니 역시 관심을 보인다. 2교시 마치고 내려오너라 했더니 ㅁ정이랑 함께 왔다. 딱~ 단정한 범생 스타일인 우리 ㅁ정이는 그동안 내가 아무리 같이 영화보러 가자고, 놀러가자고 꼬셔도 안 넘어오던 녀석이다. 영화보는 것 별로 안 좋아한다나? '그런데 우짜노? ㅁ정이는 같이 가고 싶은데 표가 진짜 구하기 힘들거덩. 내꺼랑 딱 두 장밖에 없는데... 미안하다'고 해두고 급하게 표를 구했다. 같이 갈래? 했더니 역시 '오늘 시간은 있어요'ㅋ 저 도도한 허락을 보라!! 암튼 그렇게 셋이서, 다른 아이들이 알면 차별한다고, 공부 잘하는 범생이만 좋아한다고 삐질까봐, 우리 셋이서만 비밀로 해두고 8교시 보충도 빼먹고 수정역에서 만나 극장으로 출발.

오무토피아에서 각종 다양한 퓨전 오무라이스로 배를 잔뜩 채우고 20분만에 해운대를 가볍게 한 바퀴 돌아주고 극장 로비에서 표를 넘겨받은 후 각자 흩어진 자리에서 러닝타임 두 시간 이십분 정도의 짧지 않은 영화를 함께 봤다. 너무나 예쁜 베트남 사람들과 그들의 더할 수 없이 소박한 행복을 철저하게 짓밟는 관리, 지주, 프랑스, 미국. 너무나 선명한 주제.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서 ㄷ혜왈 "샘, 정말 좋았어요."

지하철 입구까지 바래다주고 혼자 버스를 기다리고, 타고 돌아오는 버스 안. 피곤하지만 잠은 오지 않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글샘 2006-10-17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아오자이를 짓밟은 사람들 중에 대한국인도 있었습니다. 따이한이라 불리던 군인들...

해콩 2006-10-17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