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과 시종일관 몽환적인 분위기와 제목이 아주 어울리는 영화.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 남자와 여자를 동시에 한 번의 간극도 없이 보여주는, 꿈꾸는 듯한 영화다. 영화를 찍은 시간과 상여시간이 같다니. 감독에게는 자기만족에 여기저기 들려오는 찬사가 자못 남았겠지만 배우들과 카메라감독은 정말 죽을 맛이었겠다. 살짝 살짝 카메라가 초점을 잃고 흔들리지만 그건 영화의 몽환전인 분위기로 '의도적'인가? 의심할 만큼 작은 단점에 불과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예술이다. 정말 아름다운 청춘들이다. 잠깐, 아주 잠깐.. 내 청춘은 어디로 갔을까? 이곳 저곳 도서관에서 썩어버렸나?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도그빌]처럼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도 같지만 영화의 미덕도 충분히 갖추었다. 아름다운 카페, 눈내리는 실비아 숲... 그저 연극이라면 이렇게 아름답게 살려내지 못했을거다.

[꽃섬]을 만들었던 감독이란다. [꽃섬]을 보고 악몽을 꿨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도 마지막 장면, 허공에 뜬 배위에서 산 자가 사라져 영혼-귀신이 되는 장면이 어슴프레 떠오르며 소름이 오소소 돋는다.

김ㅈ원샘과 이ㅇ정샘을 우연히 만나서 더 반가왔다. 용두산 공원 올라가는 계단 근처의 용정ㅇㅇ이라는 전통찻집. 너무 깔끔한 인테리어가 오히려 흠이 될 듯한. ㅈ원샘과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늘 내가, 우리가 걱정되는 모양. 왜 혼자서 영화 보러 다니면 쓸쓸해보인다는 거얏.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 않다니깐.. 쯧!



 

  멤버 '자은'의 죽음으로 해체된 지 3년 만에 다시 모인 '마법사'밴드. 강원도 숲 속 카페 주인이 된 '재성'과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결심한 '명수',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않는 '하영'은 음악과 사랑에 대한 열정으로 행복했던 과거를 회상한다. 한 해의 마지막 밤, '자은'의 세번째 기일을 맞아 다시 모인 '마법사' 밴드. 이곳은 강원도의 깊은 숲, 눈이 내리며 오늘은 12월 31일 마지막 밤이다. 날이 저물어 갈수록 마음 속 저 편에 숨겨 놓았던 그 시절의 기억이 뜨겁게 되살아나는데.. '자은'이 다시 돌아온 것만 같은 마법 같은 시간 속... 그들의 노래는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

 영화제 소개글. 12월31일 밤, 산 속 카페에서 두 친구가 술을 마시고 있다. 둘은 이전에 ‘마법사’라는 밴드의 멤버였다. 재성은 카페 주인이며, 명수는 화이트칼라처럼 보인다. 그들은 3년 전 자살한 멤버 자은을 추억하기 위해서 이 곳에 모였고, 또 다른 멤버 하영을 기다린다. 두 남자는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에 빠진다. 송일곤의 영화는 공간에 신화적 분위기를 불어넣으면서도 인물 묘사에선 구체적이며 생동감이 넘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3인3색’ 프로젝트의 하나인 <마법사들>은 그의 연출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소품이다. 편집 없이 한 쇼트 안에서 현재와 과거를 번갈아 비추는 구성이 독특하며,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송일곤은 이 단편이 포함된 95분짜리 장편을 제작중인데, 그 역시 편집 없이 한 쇼트로 촬영되었다. (부산국제영화제 - 허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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