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부터 시험시작이다. 이것이 예비령인지 본령인지 어제 학년 회의에 못 갔더니만 당장 이렇게 표가 난다.  아니나 다를까 녀석들, 우우거리며 섰을 뿐 누구 하나 안내 방송 - 책상 정리며 시간표 판서 등에 신경쓰는 넘이 없다. 교탁을 세게 두드리며 "5열 8석으로 책상 배열해라~ 짝지 아직 안 온 사람은 대신 해주는 거 알제?" 하고 시험 시간표를 판서했다. 웅성웅성.. 20분 종이 울렸는데 겨우 자리에 앉혔다. ㅅ정이와 ㅇ주가 아직이다. 에구 어제 종례시간에 주의를 줘야했는데 닭알 까먹는다고... 문제지를 가지고 올 시간이 없어 그제서야 허둥지둥 교무실로 2학년실로 인쇄실로 쫓아다녔는데 교실에 가보니 친절한 ㅈ형샘이 배달해놓았다. =333

3교시 우리반 감독이다. 어제 조퇴한 ㅅ진이에게 꿍쳐둔 달걀을 쥐어주고 교탁에 앉았는데 녀석이 배가 고팠던지 시험 시간인데도 아랑곳없이 그걸 야금야금 까먹고 있다. 그 모습 예뻐라~하고 있는데 뒷자리에 앉은 현ㅇ이에게 조금 나눠주고 앞자리에 앉은 ㄷ원이에게도 나눠주고.. 아! 카메라!! 2학기에는 아이들 모습을 많이 찍어두기로 마음 먹었지! 마침 시험을 다 친 듯한 ㅅ연이에게 부탁해서 교무실 책상 서랍에 있는 낡은 카메라를 가져와달라 했다.

그 큰 카메라로 줌인 줌아웃하며 아이들 모습을 살짝살짝 찍었다. "찍어줄까?"라고 물어서 선듯 "네~"하는 녀석이 없기에 그냥 허락 없이 몰래몰래 열심히 문제 푸는 모습, 책 읽는 모습,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는 모습 등 이러 저런 아이들의 모습과 평소의 교실 분위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아이들은 뭔가에 몰입하고 있는 즈들의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지금은 모른다. 이런 일상적인 모습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지금은 모른다. 당연하다.

그렇게 한 시간을 교실을 어슬렁거리며 몇 판을 찍고, 3교시 종료령이 울리고. 즈들끼리 내가 사진 찍은 사실에 대해 뭐라뭐라 고시랑거렸다. "그래, 자다가 눈 떠 보니 샘이 교탁 위에 턱 서있는거라. 꿈인줄 알았는데 셔터소리가 나서..." "그래서 나는 얼렁 얼굴 숙였다 아이가"  불쑥ㅎ명이 녀석 왈 "샘~ 변태같아요~" 뭐, 변태? 아~ 변태란다. 이거 너무한 거 아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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