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6교시 우리 반 수업이다.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지난 주 샘 한 분이 유정란을 파신다기에 두 판을 사두었다. 오늘 수업시작 할 때 고놈들을 삶을 거다.
이 은밀한 이벤트는 나름대로 치밀하게 준비되었다. 우선 유정란 준비. 받는 즉시 내 이름 써서 냉장고에 보관 중이다. 그리고 어제, 전문 등산가 버금가는 우리 부장샘께 버너 빌려주십사 부탁해서 오늘 아침 사용법까지 전수받았고, 행정실에서 주전자도 구해서 깨끗히 씻어두었다. 엊저녁 자기 전에 죽염+참깨+후추를 만들어 나오면서 잊지 않고 가방에 넣었고... 심지어 계란 삶을 때 있을 각종 번거러운 일을 도와줄 도우미 네 명까지 선발?해 두었다. 어제 보충 8교시 도망간 정주, 예령, 지희, 유빈!! 녀석들 제때 도망을 가주다니 기특하다.
날짜도 치밀하게 결정했다. 내일은 아이들 모의고사가 있다. 그전에 '보신'시켜야지. 2학년 마지막 모의고사일텐데.. (아님 말고..) 그리고 6교시, 아이들의 왕성한 소화력에 의해 위 속의 음식물들이 거의 소장으로 빠져나갈 시간이다. 조금 출출할 시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수진이가 아파서 조퇴했다. 괜찮다. 챙겨뒀다가 내일 주면 된다...
이상 준비 끝이다. 그럼 도시락이나 먹으러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