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ㅎ샘 말이 옳다.
월요일 직원회의 시간.
1. 정보부장샘 "아이들 생리 공결을 결석 하루, 조퇴(지각/결과포함) 하루만 인정하도록 하겠습니다." 했다. '응~ 그렇구나. 악용하는 애들이 많아서 그런가 보지? 우리 반엔 조퇴 하루 이상 쓴 녀석 없으니 별 변동도 없겠네.' 생각하며 옆 자리 샘과 "12반 애들만 타격이 좀 크겠네 ㅋㅋ"라며 농담했다.
2. 학생부장샘 " 오늘은 폭력 추방의 날입니다. 하여 2학년들은 5교시에 경찰서에서 나와 관련 지도를 하겠다고 합니다. 담임샘들 전달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이야기는 사실 못 들었다. 옆의 샘이랑 다른 이야기하는 사이에 발표하셨는데 정말 나는 전혀 못들었다. 당연히 아이들에게 전달도 못했고 5교시 전에 알았지만 아이들 수업결손에 대한 문제의식은 전혀 없었다. 한 시간 정도 수업 빠지는 거야 아이들도 좋아하고 교과 담임들도 좋아하니까.
좀전에 학년실에 올라갔다가 혼자 계신 최병ㅎ샘과 짧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즘 샘은 학교 오기도 싫고 회의도 들어오기 싫으시단다. 샘이 생각하기에는 생리공결 날짜를 부장회의에서 결정해서 일방적으로 줄인다고 통보하는 것이나 아이들 수업 결손을 당일날 전달하는 것이 모두 문제인데 샘들이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않아 답답하시단다. 혼자서 계속 이야기를 하다보니 미운털은 벌써 박혀있고 말빨도 안 먹힌단다.
정말 정신없이 생각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어쩌지? 생리조퇴날짜를 줄인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 번 해보나 어쩌나.. 샘께서 교육청 게시판에 질의는 해두셨다는데... "죄송해요, 샘~ 너무 생각 없이 살아서... " 부끄럽다.
12년 동안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그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살아온 나는 사태를 파악하는 눈이 날카롭지 못하다. 아니 보수적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 변화를 싫어하고 누구못지 않게 '문제제기' 후 누군가에게 되돌아오는 날카로운 시선을 견뎌내는 것이 부담스럽다. 겉으로는 아닌 척 행동하고 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너무나 그러하다. 날을 벼리지 않으면 일상에 정말 쉽게 안주해버리는 스타일이 '나'이다. 사실 요즘 너무 편안하다. 조합원샘들도 많고 또 활동가샘들도 다수라 믿고 빈둥거린다. 집회니 관련 강연에 다가본 지도 아득하다. 아무튼... 조금 예민해져야겠다.
최병ㅎ샘의 문제제기 하나 더] 1학년 문/이과 선택과정에 문과반 여학생들의 숫자가 너무 많단다. 47명. 그것도 담임샘들이 이과로 많이 유도한 결과란다. 올해 이과를 선택한 아이들이 적성에 맞지 않아 문과로 많이들 옮겼다. 아이는 괜한 미안함을 느껴야하고 담임도 괜히 부담스러워진다. 지금 이대로라면 지금 1학년이 2학년으로 진급하는 내년에는 더 많은 아이들과 샘들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교무부에서는 교육과정을 개편해야한고 교사수급에 문제가 있다고 그냥 덮을 모양이다. 거기엔 교장샘의 의지도 한 몫하는 것 같고. 최샘의 시선은 늘 아이들의 권리에 가 닿아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손해보는 건 누군데? 아이들이잖아!!" 한 마디가 오늘 아침 내 심장 위에 쿵하고 떨어져서 윙윙~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