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두 시까지 편지를 쓰고 잠들었다. 엊그제 받은 헐크 녀석의 편지에 답장을 썼고, 3주 전쯤 보냈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못 받은, 또 다른 녀석의 편지도 맘에 걸려 봉토에 숨은 그림 찾기와 별자리 이야기.. 그리고 텅 빈 편지지 한 장을 넣어 보냈다. 풀도 테이프도 없어서 겉봉을 1회용 밴드를 붙여서! ㅋㅋ 공주에서 총 세 통의 편지를 손으로 쓴 셈이다. 처음엔 반 녀석들 모두에게 보내볼까 하는 무모한 마음도 잠시 먹었더랬지만, 그래서 부산에서 내가 가진 우표 몽땅 가지고 왔지만 그건 정말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어 실천하기도 전에 맘 접었다. 함부로 시작하다가는 쌍코피 터지는 일이다. -,,-
6시에는 일어나 10층 독서실에서 책을 보려 생각했지만 역시 최소한 5시간은 자줘야했다. 알람소리는 언제 껐는지 기억도 없고 다행히 7시에는 눈이 떠졌다. 해야할 일이 많다. 어제 ㅁㅎ샘이랑 ㅇㅈ랑 나눈 자료 정리도 하나도 안 했다. 오늘 5시까지 해서 서로 나누기로 했는데. 양치만 대충하고 챙겨서 10층으로 갔다. [한문독해의 이해] 한 번 보고, [만복사저포기]도 한자를 찾아둬야 공부를 하지. 대견하게도 11시까지 책봤다.
12시부터 내가 맡은 부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ㅁㅎ샘, 은ㅈ와 함께 점심을 먹고 다시 컴실에 박혀 정리하고 정리하고... 끙끙.. 힘들다. 정리도 정리지만 서술식 두 문제에 약술식 18문제. 아무리 정리를 잘 해간다 해도 이걸 한 시간내에 베껴 쓰는 건 나로서는 불가능이다. 옆의 은ㅈ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옆에서 자꾸 투덜거리게 된다. "우와 정말 너무하시네. 이걸 우찌 다 베껴쓰란 말이고.~~ 몰라 대충하지뭐"
5시 반에 서로 정리한 내용을 나누고 방짝지 향ㅇ샘이랑 약속대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당근 [토속식당] 오늘로 다섯 끼니를 그 집에서 해결했다. 배탈이 난 향ㅇ샘도 잘 드셨다. 물론 나의 먹성에 따라올 자는 없다. 한 그릇 뚝딱하고 향ㅇ샘이 덜어주는 것까지 해치웠다. 호박잎 남는 꼴은 또 절대로 못보기 때문에 그것까지 다 먹어치웠다. 아무래도 '먹어치운다'는 표현은 나를 위해 생겨난 것 같다.
날씨가 너무 좋다. 하루 종일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분다. 드라이브 하고 가자는 향ㅇ샘 말에 얼른 좋다고 했다. 백제큰길을 30분 정도 달렸다. 잠깐 내릴까? 바람, 정말 신기하다. 공기의 흐름이 며칠 새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단 말인가? 물론 그 녀석, 태풍 우탕인지 우당탕인지 덕분이다. 영남 강원 지방엔 비가 온다고 하는데 이 곳에는 상쾌한 가을 바람과 멋진 구름을 데려다 놓았다. 흔들리는 산과 멋진 노을까지 덤으로. 어제도 오늘도 노을이 너무나.... 하늘이 불타는 것 같다. 비행기 타고서 내려다보면 정말... 비행기 타고 싶다.
향ㅇ샘 야채죽 사고, 빵도 사고 도서관으로 돌아왔다. 8시! 스트레스 받지 않고 대충 열심히 하는 공부는 재밌다. 놀면서 틈틈히 하는 공부. 게다가 내일 하루면 이 생활도 쫑이다. 방학, 정말 빨리도 간다. 큰 배낭은 등에, 작은 배낭은 배에 짊어지고 비 맞으며 낑낑 짐을 풀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다시 [사상사] 정리해야지. 노는 틈틈히 공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