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도라고 보도했던 조선이 '5·18' 행사하다니"
<조선일보> 광주 축제에 5월단체 반발... <조선> "의견 조율 중"
    강성관(anti-20) 기자   
5·18 단체 등이 <조선일보>가 광주광역시 일원에서 지난 17일부터 추진하고 있는 빛 축제에 대해 "조선일보가 5·18을 기념할 자격이 있느냐"며 반발하고 나섰다.

<조선>은 5·18의 상징적 장소인 광주 금남로1가 구 전남도청 앞 분수대와 충장로1가 등에서 루미나리에 축제를 진행 중이다.

특히 루미나리에 축제는 5·18 26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어 더 큰 반발을 사고있다. 80년 광주민중항쟁 당시 <조선>은 광주시민을 폭도라고 보도하는 등 왜곡보도를 했는데 이에 대해 한 마디 사과도 없이 5·18을 기념하는 축제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5월단체 "자진철거해라, 안 하면 우리가 철거한다"

이에 대해 19일 '5·18민중항쟁 26주년 행사위원회(상임위원장 박석무)'와 5월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최근 <조선>이 광주에서 열고 있는 '2006빛고을 광주 루미나리에 행사는 5·18민중항쟁 행사와 무관하고 광주정신과도 맞지 않다"며 "행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행사위는 "<조선>은 5·18 당시 시민을 폭도로 매도하고 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을 미화했다"며 "아직 진정한 반성과 책임을 다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5·18을 상품화하려는 속셈은 광주를 모독하는 행위이자 금년 5월 행사를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행사위는 <조선> 측에 "이번 행사에 대해 광주시민에게 공개 사과하고, 구 전남도청과 충장로 등 오월항쟁 전적지에 설치된 조명구조물을 이달 말까지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5월이 오기 전까지는 조명 구조물을 자진 철거하라는 것이다. <조선>이 구조물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행사위가 나서 철거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민주노동당 광주시당도 18일 논평을 내고 "반성하지 않고 심판받지 않은 역사에는 화해와 희망, 나눔이 쓰일 수 없다"며 "5·18광주정신이 수많은 돈다발과 화려한 빛 속에 퇴색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은 21일 성명을 내고 "민주와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피 흘리며 쓰러졌던 도청 앞 광장에서 벌이는 <조선일보> 행사는 5·18 정신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선일보가 '화해의 빛, 희망의 빛, 나눔의 빛'이라는 그럴싸한 문구를 앞세워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뻔뻔함의 도를 넘어선 것"이라며 "돈벌이에 급급하는 것 보다 광주와 광주시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이 우선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행사 중단을 촉구했다.

<조선일보> "요구 수용하기로 의견 조율 중"

이같은 5월단체의 조형물 자진철거 요구에 <조선> 측은 자진철거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조선일보> 호남취재본부 관계자는 20일 전화통화에서 "우리와는 입장이 다르지만, 5월단체 입장에서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 사내에서 의견을 조율 중이다, 대략 (자진철거 요구에 대해) 수용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선>이 진행하는 '화해의 빛, 희망의 빛, 나눔의 빛'을 주제로 한 루미나리에 행사는 지난 17일 점등행사를 시작으로 오는 5월 1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앞서 <조선>은 지난 17일 '알립니다'를 통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26주년을 맞아 열리는 루미나리에"라며 "하늘에서는 빛의 축제가 열리고 땅에서는 우리이웃의 온정이 펼쳐진다"고 행사 내용을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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