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4. 28. 금요일. 날씨? 어디보자. 황사인지 뭔지 희끄므레 한 것이 암튼 쾌청하진 않다.


지난 주 어느 날, 우리 반 '모'양을 야단쳤다. 간만에 교무실에서 고함 질러가며 얼굴 시뻘게지도록... 지금은... 솔직히 후회하고 있다. 녀석이 원인을 제공하긴 했지만 그런 식으로 야단하지는 말아야했는데...(속 쓰리게 나만 맨날 반성하는 것 같다.ㅠㅠ) 제 딴에도 민망하고 자존심 상하고 그랬을 거다. 그런데 그 후로 녀석이 나를 '안'본다. --; 나도 드디어 진정한 스타 반열에 들어선 듯 싶다. 안티가 생겨버렸으니. 흠흠..  어쩔까? 그냥 이대로 견디기로 했다. 애들이 담임 욕하는 재미도 있어야 학교 다닐 맛도 나겠지.. ㅋㅋ


반장, 부반장 뽑자마자 '체육대회'만 기다리는 우리 반!! 대체로 성격이 와일드하다. 그 중 몇몇 녀석은 특히 나랑 성격이 안!맞!다! 녀석들은 존재의 '진지함'을 참을 수 없어하는 것 같다. 요즘 이것이 나의 화두이다. 성격이 안 맞는 사람들.. 특히 우리 반 아이들..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구를 '싫어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실은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고백이 아닐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늘 다짐하면서도 여전히 '내 생각'과 '내 방식'을 '교육적'이라는 포장으로 비교적 쉽고 만만한 아이들에게 알게 모르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늘 이렇게 생각만 무성하다. 행동은? 나 역시 아이들 못지않게 즉각적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서로 비슷한 성격인걸까?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스리는 일은 역시 쉽지 않다.


우리 반 아이들이 가끔 들이대는 것까지 포함해서 올해 2학년 아이들 참 귀엽다. 수업이야 뭐, 늘 목 아프고 힘들지만 아이들이 내 시간만이라도 조금 마음 편안했으면 좋겠다. 이번 주엔 장애인에 관한 글을 함께 읽으면서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감전사고로 두 손을 못 쓰시는 우리 '아버지'이야기를 했다. 수업시간에 '아버지'이야기를 한 건 발령 후 처음이다. 남학생들 중에 몸이 불편한 몇 아이가 걸렸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맘을 냈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가볍게 이야기했다. 내가 '애자' '병신' 등등의 단어에 특히 민감하다는 말도 덧붙이고.  평소에 그렇게 떠들던 녀석들이 내 이야기에 '집중'해주었다. 행복했다.


이번 주 내내 방통대 숙제로 바쁘다. 인터넷에서 인물 음식에 관한 글 2,000자 짜리를 검색해서 번역해야한다. 이번 주 내내 잡고 있는데 아직도 다 못했다.ㅠㅠ 어렵다. 왜 맨날 사서 이 고생하는지 모르겠다. 이번 주 일요일 과제 제출에 시험도 한 과목 봐야한다. 그래도 이 공부에서 손떼지 못하는 건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언젠가 꼭 중국에서 1년 정도 살아보려고. (샘들 그땐 놀러오세요~ㅋㅋ 유창한 중국어 실력으로 가이드 해드리죠 호호호) 그런데 오늘, 우리 부서 사다리 회식에 꼭 참여해야 한단다. (우리 부서 사람들 요즘, 사다리타서 뭐 사먹는 거에 재미 붙였다 ^^;) 부장 샘까지 합세하시어 학교에 남아서 숙제하겠다는 나를 보쌈해 가시겠단다. ㅋ

그까잇꺼 보쌈 못이기는 척 당해주지뭐~ 쿄쿄


평화로운 2006년의 봄날이 이렇게 조용히 가고 있다.

(나라 안팎은 여전히 시끄럽고, 여러 가지 일로 힘든 사람들 생각에 잠시 머뭇! --;)


* 앞으로 색지에 인쇄해서 붙이는 건 모두 제 글이 되것습니다.

경험하셨겠지만 필체가 나빠 샘들 읽으시는데 ‘짜증’나실까봐~ 배려하는 마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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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6-04-29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샘들과 돌아가면서 '일기'를 쓰고 있다. 막상 일기장을 대하면 막막한 생각뿐이다. 다른 샘들은 어찌나 필체도 좋고 글도 잘 쓰시는지 그냥 마주 앉아 이야기 나누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컴으로 글 쓰는 게 버릇이 되어서인지 이 막막함을 어쩌지 못하고 나는 다시 한글 2002를 열고 이런 저런 생각나는 일들을 주절거리게 된다. 샘들과 '생활나눔'이라고 생각하고 그저 편하게 쓰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