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꿈꾸는 추억 속 국도극장 '예술영화관'으로 지정 저예산영화 등 상영 "휴관 → 재개봉관 → 제한상영관 변신 거듭… 우여곡절 끝 재기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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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을 앞세운 대형 멀티플렉스의 침공으로 하나 둘 맥없이 무너진 부산지역 향토 극장들. 부산 중구 PIFF 거리의 국도극장도 그 중 하나.
국도극장은 휴관과 폐관을 반복하고 제한상영관 등으로의 변신을 거듭하며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쳐 왔다. 이렇게 겨우 간판만 내건 채 잊혀져 가던 국도극장이 화려한 변신을 꿈꾸고 있다. 지난날의 무력함을 씻어내고 지역 예술영화의 거점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세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지난해 이미 '국도극장예술관'으로 이름을 바꾼 극장은 이달 초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올해의 예술영화관으로 선정됐다. 부산지역에선 서면CGV 인디영화관과 함께 선정돼 앞으로 작품성 높은 예술영화와 인디영화,저예산 영화를 주로 상영하게 된다.
좌석수 345석의 국도극장예술관은 한 해 상영일 수의 60%인 219일을 예술영화 상영에 할애하는 조건으로 영진위로부터 연간 5천250여만원을 지원받는다. 그러나 지원금보다 더 큰 득은 극장의 색깔변화이다.
국도극장예술관의 전신인 국도극장은 대표적인 향토 영화관 중 하나였다. 지난 2000년 말 멀티플렉스의 위협에 본관이 무릎을 꿇기 전까지는 그랬다. 잘 나가던 시절 본관에 이어 착공된 2관이 본관이 쓰러지는 그 해 문을 열었지만 역시 얼마 가지 않았다. 본관은 건물이 팔려 아예 극장의 실체가 사라졌고,2관은 2002년부터 휴관했다.
2003년 9월 지금의 정상길(55·사진) 대표가 휴업 중이던 극장 운영권을 인수해 재개봉관으로 극장을 의욕적으로 재출발시켰다. 그러나 내리막은 끝이 없었다. 작품성 높은 영화 재개봉운동을 벌이는 동호회와 손을 잡고 스스로 예술영화관으로 거듭나려 했지만 경영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2004년에는 제한상영관으로 돌파구를 찾는듯 했으나 기대는 와르르 무너졌다.
"제한상영가 등급의 영화만 상영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도통 작품을 구할 수가 없었어요. 게다가 스크린쿼터 미이행으로 52일간의 영업정지 처분까지 당했어요. 국내영화는 아예 제한상영가 판정이 나오지 않아 스크린에 틀고 싶어도 틀 수 가 없는데도 말이죠." 당시의 답답함을 토로하는 정 대표의 말이다.
휴관→재개봉관→제한상영관으로 애환을 거듭해오던 극장은 지난해 2월 결국 폐관으로 내몰렸다. 정 대표는 두 달 후 극장 이름을 국도극장예술관으로 바꾸고 허가를 다시 받아 예술영화와 애니메이션 상영관으로 극장의 명맥만 겨우 유지해 왔다. 하루 관객은 10명에도 못미쳤다. 지난해에도 영진위에 예술영화관 신청을 했지만 신규 영화관으로 치부돼 상영실적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숱한 우여곡절과 파란만장의 길을 걸어 온 국도극장예술관. 이달 초부터 묵은 때를 씻고 예술영화관으로 탈바꿈하면서 각오가 대단하다. 앞으로 부산독립영화협회와 프로그램을 함께 고민해 질 높은 예술영화를 선보이고 다채로운 소형 영화제도 마련해 지역문화를 풍성하게 가꿔나갈 작정이다. 변신의 첫 작품으로 부산 극장가에 걸리지 않았던 재중동포 장률 감독의 '망종'을 상영하고 있다. cafe.naver.com/gukdo,051-245-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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