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메일-246호]
 
 

눈독 들일 때, 가장 아름답다
하마,
손을 타면
단숨에 굴러 떨어지고 마는
토란잎 위
물방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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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6-04-05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감 상 포 인 트

―눈독 들일 때 사랑은 가장 아름답다

참 깜찍하다고 할까요. 요염하다고 할까요. 그도 아니면 비수처럼 날카롭고 섬세하다고나 할까요. 아주 짧게 인상적인 생의 한 국면, 사물의 한 단면을 예리하게 묘파해 내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은, 사물은 〈눈독 들일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이미 결판나 버린 것, 완성된 것이 아니라 진행중인 것, 미완의 것일 때 더욱 빛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살아 움직이는 활동성을 지니고 있으며 긴장력이 팽팽하게 촉발되는 것입니다.
아름답다는 것, 美라고 하는 것, 또는 사랑이라고 하는 것은 형성중일 때, 아직 진행되고 있을 때 섬광처럼 그 빛을 발하는 것이지요. 미완의 것이어서 긴장이 지속될 때, 꽃처럼 싱싱하고 태양처럼 빛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언젠가 한순간 깨어질지 몰라 조바심 칠 때 미적인 긴장이 지속될 수 있는 것입니다. 〈손을 타면/단숨에 굴러 떨어지고 마는〉것처럼 더욱 아끼고 근심하여 긴장을 지속시켜 갈 때 미적 긴장력이 더욱 확대되고 심화돼 가는 것입니다.

- 김재홍: 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