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글샘 > 제2일. 나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인디언 삼형제가 자기들의 이름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장남 : 우리 인디언의 이름은 독특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
내 이름 '호숫가의 달'은 호숫가에 달빛이 가득하던 날, 부모님께서 나를 갖게 되셨대.
차남 : 그래, 내 이름 '폭포 아래서'도 마찬가지야.
폭포 아래서 부모님은 나를 선물로 받으셨다지.
막내 : 형, 그럼 내 이름 '째콤'은 무슨 뜻이야?
장남, 차남 : 야 임마, 그건 째진 condom이란 뜻이얏!
인간은 실수로 아이를 낳을 수 있지만, 그래서 요즈음 양식장에서도 태아를 발견하고 하는 비극이 일지만,
하느님은 실수하지 않으신다는 말씀에는 동감이다.
하느님께서 실수하셨다면, 내 눈이 바라보는 붉고 푸른 빛깔들이 내 망막에 맺히지 못했을 것이고,
내 손가락의 움직임이 키보드를 두드려서 특정한 의미를 전달하는 검은 자획들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내 온 몸의 뉴런들과 시냅스에서 화학 물질이 분비되어 미세한 전류가 흐르는 이 순간,
하느님의 역사하심이 내 몸 세포 하나하나에서 증명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하느님의 존재를 증명하는 존재가 아닌가.
내 주변에 나와 같이 전류를 흘리며 다니는 이들이 있다.
내 안경낀 눈은 그들을 바라본다.
뇌의 시상하부에선 갖가지 종류의 호르몬을 내보내고, 내가 이해하지 못할 화학 반응들이 이어진다.
그게 나의 존재 전부인 것이다.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인... 그 외 몇 가지 원소들이 단백질로, 지질로 얽히고 설킨 존재. 그 내부의 갖가지 흐름과 전달...
정말 내가 물 위로 걸어야, 그것을 기적이라고 말할 것인가?
나는 그저 이 존재로 기적이다.
여기서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기적을 증명해 보인다.
행복하다. 기적적으로 존재하는 그 이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