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선생님 결혼식이 있었다. 결혼식 마치고 하객으로 모인, 내가 아주 좋아하는 샘들-ㅂㅈㅎ, ㅎㅇㅈ, ㅎㅅㅈ, ㅇㅇㅈ-과 죽성에 가서 대게 먹고 수다떨고.. 자리를 옮겨 태어나서 처음으로 조선비치호텔이라는 데를 가서 차마시고 또 수다떨고.

좋았다.  학교 비판이나 다른 교사들 평가(? 쉽게 말해서 욕!)을 넘어서서 하는 대화는 언제나 참 좋다. 내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고... 방향을 잡아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

과유불급! 지나친 건 미치치 못한 것과 같다. 늘 오버하는 나의 버릇에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이들 스스로 결핍과 불편을 느껴야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느끼도록 해야한다. 불편함을 느끼기도 전에 챙겨주고 신경쓰고 하는 것은 자칫 자립심을 잃게하거나 부담을 느끼게 하거나 잘못을 남탓하기 쉽게 만드는 것 같다. 담임 자신의 성취감을 채우는데 아이들을 내모는 것도 경계해야하고. 최소한의 것만 챙겨주고 필요한 건 스스로 해결하게 해야한다.

그럴려면 '필요'와 '욕망'과 '의지'를 느낄 때까지 꾹 참고, 팍 믿고 아이들을 기다려주는 뒷심이 필요한 것 같다. 기준을 세우고 중심을 잡고! 가장 좋은 교사는 아이들로 하여금 '아 우리가 해냈어'라고 생각하게 하는, 있는 둥 마는 둥한 교사!!!

아이들을 상대로 섭섭해하거나 배신감을 느껴서는 안된다. 그 나이 즈음의 나를 돌아보면 나 역시 아이들보다 더 세심하게 샘들을 대한 적이 한 번도 없는 무뚝뚝한 학생이었다. 교사라는 존재는 당시 내 머리 속에는 없었다. 내가 어떠하건 간에 아이들 역시 그럴 것이다. 섭섭함을 느끼는 것보다 차라리 미안함을 느끼는 것이 낫지 않을까? 교사란 어차피 짝사랑의 숙명을 타고난 간이역 같은 존재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가끔은 내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교사도 인간임을 아이들도 알아야하지 않을까.

* 모둠활동은 접을까 생각했는데 다시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배달부, 편집부, 촬영부, 놀이부.. 또 필요한 부서가 뭐가 있을까? 총무부, 봉사부(또는 환경부), 선도부?,

* 사물함 이름표는 안 만들기로 했다. 담임이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 이름표는 너무 획일적이다. 아이들이 필요에 의해 나름대로 만든 이름표가 각자의 개성도 묻어나고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더 좋은 것 같다.

* '학부모에게 다가가는 법' 참 안되는 부분이다. 허심탄회하고 편하게 다가가는 법, 없을까?

* 디카를 장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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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6-02-27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부모 간담회 때, 아이들과 함께 읽을 수 있는 시집- [부모와 자녀가 꼭 함게 읽어야할 시]-을 한 권씩 선물할까 행각했는데.. 이것도 오버겠지? 자녀에게 해주면 좋을 말, 또는 하지말아야 할 말.. 준비해서 나눠드리면 어떨까?

글샘 2006-02-27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임 하실 생각으로 마음이 바쁘시죠? 교사가 간이역같은 존재임은 분명하지만, 간혹 간이역에서 평생 잊지못할 사건도 일어나잖아요. 마음 편하게 준비하세요. 특히 학부모 같은 부분은 미혼 선생님으로서 다가가기 어려운 면도 있지요. 학부모의 이기주의도 있고. 제 생각엔 시집을 선물하는 것 보다는, 학기 초에 학부모님 대상으로 선생님의 교육관을 편지로 보내 드리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간담회날 오는 학부모는 아무래도 제한되어 있으니까요. 간담회날은 청소년 자녀 상담 방법 같은 것 간단하게 복사해서 드리니까 좋아하시더라고요. ^^ 올핸 즐건 일만 일어나는 담임 쌤이 되시길...

해콩 2006-02-27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늘 감사드려요~ 학부모님께 솔직한 편지를 쓰도록 할게요. 그리고 자녀 상담법도 좋을 것 같구요. 자료 찾아보고.. 이곳에도 올리고..
많이 많이 도와주세요~글샘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