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오에 겐자부로는 [아이들이 묻고 노벨상 수상자들이 대답한다]는 책에 '우리는 왜 학교에 가야하나요?'라는 글을 실었다. 거기에서 그는 정신 지체장애를 겪고 있는 아들 히카리의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그는 히카리를 학교에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 아이는 새들의 노랫소리를 잘 알아듣고, 부모가 가르쳐주는 새 이름들을 재미있게 배우는데, 차라리 고향으로 돌아가서 초원이나 언덕, 숲속에 집을 짓고 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그런데 아들이 압학하면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었다. 히카리는 자기처럼 시끄러운 소리를 싫어하는 친구를 만났고, 그때부터 두 아이는 항상 교실 구석에 앉아 손을 맞잡고 주위의 소음들을 견뎌냈다. 특히 화장실에 갈 때, 아들은 몸이 더 약한 그 친구를 도와주었다. 친구에게 도움을 주는 경험은 히카리에게 새로운 행복을 의미했다고 그는 증언한다.

 

2006. 2. 24. 금. 한겨레신문 -생활속의 문화사회학- 김찬호 <입학은 싱겁고 졸업은 공허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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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6-02-25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쟁 부추기는 학교가 개인 파편화...
의례는 구태의연하거나 요식행위거나...
시작과 끝의 경계선을 경건하고도 아름답게 그어주는 언어가 아쉽다.
생각과 경험을 공동의 이야기로 발효시킬 때 비로소 배움의 인연(학연)을 맺은 입학-졸업식장의 주인공이 될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