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클럽활동(CA)는 완전 실패였다. 고전강독부를 맡았는데 그저 놀 생각만으로 모인 아이들. 고전강독은 무리다 싶어 성장소설을 읽기로 하고 책을 한 권씩 구입해서 돌려볼 계획이었다. 억지로라도 읽힐려고.. 역시 무엇이든지 '억지'는 단점이 더 많은 것 같다. 처음 몇 번은 책을 좀 읽는 듯하더니.. 너무 지겨워하고 힘들어해서 나중엔 우리 모두 다 나가떨어졌다. 그나마 건진 건 아이들이 남긴 몇편의 독후감. 서재에 [고강~ 독후감]이라는 공간을 따로 마련하여 독후감을 올리게 했더니 몇 편이 쌓였다. 서재 정리를 하면서 아이들이 올린 글들을  [마이리뷰 - 자라는 아이들]로 옮겼다. 그때 아이들에게 썼던 편지는 이곳에다..

나의 불성실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클럽활동이었다. 아이들에게도 미안하고.

 

2005-06-01 22:55

늘 즐겁고 명랑 쾌활하여 시끌시끌한 고전강독부 34명의 아이들...

너희들이 책을 읽는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단다.

한 명 두 명, 쓰러지면서 잠이 들어버리기도 하지만 조용히 집중해서 글을 읽어내려가는 그 모습들이란...

나의 고집대로 책을 선택하고, 억지로 읽히고, ca평가에 반영할 거라는 채찍과 독후감 쓰면 아이스크림 쏘겠다는 당근으로 너희들을 괴롭히고 있어서 사실 쪼끔, 아주 쪼끔 미안하구나.

책이 우리의 인생을 더 깊고 넓게 해준다는 걸 샘도 요 근래에 알았단다. 즐겁고 명랑하고 쾌활하여 구김없이 살아가는 것도 좋겠지만 정호승 님의 시 구절처럼 '그늘' 없이 '슬픔' 없이 안락하고 편안하게만 자라는 것을 성장, 성숙이라 부르기는 어려울 것 같구나.

너희들이 진정으로 친구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세상을 알아가고.. 그랬으면 좋겠다. 소박하고 또 거대한 샘의 꿈을 이해해주길...

요 글 밑에 댓글로 너희들이 5월에 읽은 책의 감상문을 쓰면 될 듯! 그럼 나의 생각과 느낌도 써둘께.. 다른 아이들이랑 나누어도 될 것 같고....

좀더 편한 다른 방법은 없을런지.. 생각해보고 금요일 말해줄께.

근데 '니*칼라파워'는 누구냐? 나의 첫 손님.. 궁금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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