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친다는 것은, 이제까지 생각없이 지나치던 일에 뜻을 불어넣어 줌으로써 배우는 이의 경험이 되도록 하는 게 아닐까 하고 나름대로 생각해오고 있다. 잔잔한 물에 돌멩이를 던지면 물결이 일듯 '마음을 흔들어 놓는 일' 말이다.

 교과서만 들고 아이들을 마주할 때는, 사실이지 좀 빨리 내 말뜻을 알아듣는 아이가 예뻐 보인다. 이와는 거꾸로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한 마디로 눈 속 티끌처럼 거추장스럽고 볼품이라곤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한 발자국만 물러서 보면, 교과서를 잘 이해하든 그렇지 못하든 그들 모두가 세상을 함께 살아가야 할 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스스로 제 삶을 책임질 줄 알고 남들에게 눈물 안 흘리게 하는 사람으로 커가도록 우리가 도와 주어야 할 아이들임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임길택,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2004, 93~94쪽.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글샘 2006-02-13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발자국만 물러서 보면, 공부란 게 인생의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는데 말이죠.
마음이 넓어진다는 것은, 마음이 흔들리는 일의 연속인지도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