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뮌헨올림픽,
11명의 이스라엘 선수들이 살해당했다.
이야기는 그 다음부터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1972년 뮌헨올림픽. 모두가 스포츠의 환희와 감동에 열광하는 가운데 끔찍한 인질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은 전 세계에 TV로 생중계가 되고,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검은 9월단은 인질로 잡았던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을 살해한다.
전 세계는 엄청난 충격과 혼란에 휩싸이고, 팔레스타인은 이제 세계가 그들의 목소리로 귀기울이게 되었다고 자축한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에 대한 보복을 결심한 이스라엘은 검은 9월단이 했던 것처럼 세계인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비밀 공작을 준비하게 되고...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최정예 요원들을 소집, 기록조차 없는 비밀 조직을 만들고 검은 9월단에 대한 복수를 명령한다. 조국애가 깊은 모사드 출신 비밀 요원 아브너를 리더로 도주, 폭발물, 문서위조, 뒤처리를 담당하는 전문가들로 암살팀을 구성한다. 뮌헨 사건의 배후 인물로 지목된 팔레스타인인은 모두 11명. 이스라엘 비밀 요원들은 이들을 한 명씩 찾아내 치밀한 복수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은 목표물을 제거할수록 조국의 임무와 복수의 정당성 사이에서 고민하기 시작하고, 살인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 동시에 자신들 또한 누군지 모르는 암살팀의 표적으로 쫓기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빠져든다. 아브너와 비밀 요원들은 점점 더 큰 두려움과 죄책감에 사로잡혀가는데...



유명하다는 감독, 배우 이름을 도대체 나는 외우지 못한다. 간혹 있는 예외를 제외하고는 외우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미 외우고 있음을 알게 된 감독이 바로 그, 스필버그다.

내맘대로 친구하기로 작정해버린 제자에게 며칠 전 문자가 왔다. "내일 뮌헨이랑 썬데이 서울 보러갑니다" [랜드 오브 프리덤]이나 [화씨 911]같은 영화를 구워 내게도 권하는 녀석이기에 별 생각없던 이 영화가 확 땡겼다.

유명하다는 배우들의 연기나 내용.. 후반부로 갈수록 확연히 드러나는 반테러리즘, 반폭력이라는 주제... 딱 꼬집어 흠잡을 데 없는 이 영화가 내게 썩 와닿지 않는 이유는 뭘까? 다큐멘타리를 보는 듯 착각할 정도로 1970년대를 완벽하게 재연했다는 유럽 여러 나라의 풍경과 자막처리 하지 않는 각 종 언어들.. 감독의 철저한 계산에 의해 이루어졌을 영화의 찬란한 장점들 조차도 나를 영화에 이입하거나 집중하게 하지 못했던 이유, 그건 바로 감독과 그의 국적 때문이 아닐까?

영화감독이란 소재나 주제에 있어 어떤 제재도 받지 않고 그 신념대로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임을 인정한다. 물론 평가도 작품 하나로 해야한다는 것도! 그러나 스필버그가 유독 나에게 껄끄러운 감독이 되어버린 건 다른 나라의 문화적 권리를 '자유무역'이라는 경제논리 하나로 쥐락펴락하는 그의 국적만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닐 것이다. 그 체제 안에서 많은 시혜를 받아가며 거대한 자본의 힘으로 만든 영화도 이 영화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소재한 영화이다. '폭력은 폭력은 낳는다.' '피는 피를 부른다', '폭력은 폭력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이'는 판에 박힌 주제를 양비론 비슷하게 끌어가는 것, 다른 나라, 다른 감독이라면 감동을 받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솔직히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속에서 '미국'과 '자본'과 '스필버그'가 떠나질 않았다. 나는 고까운 것이다. 이스라엘의 단짝인 미국, 그 속에서 거대 자본 거머쥔 감독이 그런 주제를, 신념을 주절거리는 것이 무쟈게 고까운 것이다. 그들만의 화려안 찬사 -골든 글러브 몇 개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었다는 등등 - 에 콧방귀가 나오는 것이 나의 편견이라 하더라도 그 감독의 신념이라는 것에 불신의 눈빛을 거둘 수 없다. 혹시 모르지 그가 돈 안되는 [볼링 포 콜럼바인]이나 [화씨 911]쯤 되는 영화를 만들어 국가에 미운털이 박히는 무모함을 감행한다면... 그  완고한 가족주의쯤은 눈감게 될런지...

요즘 들어 총 제작비가 얼마라는 둥, 올로케이션을 했다는 둥, 또는 [게이샤의 추억]처럼 셋트를 지어 촬영했다는 둥... 돈을 때려부었다는 이러저러한 광고들조차 고깝다. 허리우드식 영화를 안 보는 수밖에...

하나 더.. 그 치밀하다는 암살 과정이 내겐 허접하게만 보이는 까닭... 현란하게 꿰어맞춰진 첩보스릴러물에 너무 길들여져있는 건 아닐까? 돌연 이런 반성을 하게 해준 것에 대해서는 이 영화에 감사해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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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6-02-12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셨나요? 유태인 냄새가 너무 나는 것 같아서 좀 보기 싫던데... 평이 없네요.

해콩 2006-02-12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을 썼는데..다 날렸어요... 이런..ㅠㅠ 의욕이 생긴다면 다시 시도를...ㅠㅠ

해콩 2006-02-13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대충 다시 썼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포기할 것 같아서요. 저의 심리를 분석하는 것, 재미있으면서도 고된 작업이네요. 이젠 자야겠어요. 내일 수업... 어쩌지?

글샘 2006-02-13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삶은 고도의 추리물보다는 이경규의 몰래 카메라에 더 가까운지도 모릅니다. 물렁하고 쉽게 속는 그런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