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이스탄불. 향신료와 관련된 요리의 비법은 언제나 이곳 사람들의 관심사. 향신료 가게를 운영하는 할아버지는 손자 '파니스'에게 인생의 진리가 녹아있는 양념에 관한 얘기를 하며 사랑을 가르친다. 그러던 중 가족들이 모두 그리스로 강제 이주를 가게 되고, 곧 뒤따라 오겠다는 할아버지와 첫사랑 '사이메' ("다시 만나면... 넌 요리를 해, 난 춤을 출게") 와도 아쉬운 이별을 한다.

 1964년 아테네. '파니스'는 할아버지와 '사이메'를 곧 만나게 될 거라고 고대했지만 두 사람은 오지 못한다. 결국 '파니스'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사이메'가 보고 싶을 때마다 이스탄불 식 요리를 하며 마음을 달래는데... '파니스'의 부모는 요리를 지나치게 잘하는 것이 남자답지 못하다며 부엌 출입금지를 내리는 등 온갖 조치를 취한다.

 어느덧 천체물리학 교수가 된 '파니스'는 할아버지가 숨을 거두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스탄불로 돌아온다. 그곳에서 그는 첫사랑 '사이메'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시네마 천국>의 계보를 잇는,
향신료에 담겨진 ‘사랑과 인생’의 진한 감동...

관객을 맛과 향기의 세계로 안내하는 <터치 오브 스파이스>는 이스탄불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리스 소년 '파니스'의 이야기로, 인생의 지도자이자 음식 철학을 지닌 할아버지로부터 삶과 요리에 맛을 내기 위해서는 양념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요리의 맛을 결정하는 향신료가 눈에 보이지 않듯이 중요한 것은 언제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할아버지의 말처럼, 소년 '파니스'에게 할아버지가 건네는 지혜의 말들(향신료와 요리가 얼마나 사랑과 인생에 값진 교훈을 주는가)은 관객에게 고개를 끄덕거리게 함과 동시에 따스한 감동을 전해준다. 듣는 즉시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35년 후 다시 찾아간 이스탄불에서 첫사랑과 재회하고, 할아버지의 가게를 찾아가면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파니스'처럼 말이다.

<터치 오브 스파이스>는 영화의 구성이나 주제 면에서, 93년 국내개봉 당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네마 천국>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 <시네마 천국>이 '영화'를 소재로 하였다면 <터치 오브 스파이스>는 '음식'을 소재로 하여, 주인공이 유년 시절 겪은 일화들을 바탕으로 성장해가면서 사랑과 인생의 참 진리를 알게 되고, 훗날 할아버지가 던져줬던 크나큰 감동을 맛보게 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탈리아 영화 <시네마 천국>에 환호했던 관객이라면, 그리스에서 날라온 <터치 오브 스파이스>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맛깔스러운 구성!
화려한 성찬이 가득한 맛있는 영화!

<터치 오브 스파이스>는 영화 도입부, 과거로 가는 긴 플래쉬 백을 타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 영화의 소재와 어우러져 재미있는 구성으로 서술하고 있다. '파니스'가 이스탄불에서 보낸 유년시절을 '에피타이저(Appetizer)'로 지칭, 그리스로 이주한 이후의 삶을 '메인 디쉬 (Main Dish)'로, 그리고 35년 만에 이스탄불을 방문하는 성인 '파니스'의 궤적을 다룬 영화 후반부를 '디저트(Dessert)'로 구성하고 있는 것.

친절하게 서론, 본론, 결론을 나눠주는 아기자기한 메뉴 외에도 이 영화에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각양각색의 화려한 성찬들이다. 과거 이스탄불이 국제 도시였기 때문에 이스탄불의 식탁은 세계 각지의 사람들의 요리법이 접목되고 고유의 것으로 발전되어 특유의 화려함이 돋보일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어떤 나라의 음식보다도 더욱 다양한 향신료와 갖가지 비법의 레시피들도 그러하다. 영화 속에서 요리를 사랑하는 파니스 엄마의 손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러한 이스탄불의 진수성찬을 마주할 수 있지만, 특히 예비신부가 시댁에 최종적으로 결혼 승낙을 받기 위해서 어른들 앞에서 '이스탄불 식 요리'를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테스트와 이에 따른 갖가지 에피소드들도 눈 여겨 볼만 하다. 다양한 음식문화와 멋진 음식철학이 녹아 있는 화려한 이스탄불 요리의 세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각적 즐거움뿐 만 아니라 침이 고일 만큼 풍부한 미각의 즐거움 속으로 안내할 것이다.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운 그리스 최고의 흥행작!

- 미국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누르며 7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빌리지 로드쇼의 첫 작품인 <터치 오브 스파이스>는 그리스 영화 사상 가장 성공한 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아테네와 이스탄불에서 올 로케한 이 영화는 상영기간 동안 <마스터 앤 커맨더>, <니모를 찾아서>, <캐러비안의 해적> 등 할리우드 대 히트작들을 차례대로 누르면서 무려 7주간이나 박스오피스 1위에 군림하였다. 135만 명을 훌쩍 넘어선 관객수는 1998년 <타이타닉> 이래 최고기록.

<터치 오브 스파이스>는 관객의 열광뿐만 아니라, 평단의 호평도 함께 했다. 오랫동안 식물인간의 상태 같았던 그리스 영화계를 되살린 작품으로 평가 받으며 2005 테살로니키 영화제에서 무려 10개 부문(최우수 작품상 , 감독상 , 각본상 , 촬영상 , 편집상 , 음향상 , 음악상 , 미술상 , 기술상 , 관객상)을 석권, 이 외에도 2004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에서 10대 유럽 영화 비평가상도 거머쥐었다.

 

명대사 :

중년 파니스 (조지 코라페이스) 양념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고 하죠.
파니스의 할아버지 바실리스 (타소스 반디스) 실수가 있어야 원하는 걸 얻는단다. 뻔한 양념을 넣으면 아무일도 안 생겨
파니스의 할아버지 바실리스 (타소스 반디스) " 메인 코스는 우릴 어린 시절로 데려다 준다. 인심 좋은 요리사의 넉넉한 대접을 받으며 느긋하게 즐기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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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6-01-22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스를 거쳐 터키로의 여행..벌써 4년이 지나가는데.. 참 좋았다.
블루 모스크와 보스포러스 해협, 그 다리.. 그리고 고등어 샌드위치랑.. 이스탄불에 도착했던 밤, 갑자기 내렸던 비..
인터넷을 뒤져 영화 정보를 먼저 읽어봤는데 이스탄불이 주 촬영지라 그냥 화면상으로나마 그 곳을 다시 한 번 슬쩍이라도 보고 싶어서.. 그냥 그래서 보게된.

내용은? 나쁘지는 않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더라.
음식-향신료와 양념에 사랑, 인생의 의미를 실어 표현한 작품인데..
그쪽 역사를 잘 모르고 또 음식문화, 감성을 잘 몰라서..

소행성 612호를 발견한 [어린왕자]의 천문학자가 '터키인'이었는데.. 터키식 옷을 입고 소행성의 발견을 발표했을 때는 아무도 먹어주지 않다가 독재자의 명령으로 서양식 옷을 입고 다시 같은 내용을 발표했을 때, 그때는 모든 사람들이 믿어주었다는 에피소드. '어른들은 늘 이래'라며 생텍쥐베리를 중얼거리게 했던..ㅋㅋ

사이언스에 우리 나라 천문학자가 발표한 은하계의 구성에 관한 논문이 실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주인공 직업이 '천문학자'로 설정된 터키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

그런데 인생에 대한 깊은 철학을 음식의 조합으로 풀어내는 주인공 할아버지 말씀이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란다. 음식에 있어서 향신료 -소금이 그러하듯이'라는 [어린왕자]류의 대사를 내뱉는 것도 우연이었을까?
주인공의 어린 시절 모습도 어린왕자만큼이나 사랑스러웠고...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 파디스는 말한다.
'디저트는 달콤하다. 천천히 디저트를 먹으며 그 감미로움으로 메인 요리의 맛을 추억하듯 인생을 달콤하게 위로받을 수 있으니까' (물론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
주인공은 어릴 적 이별한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지도 못하고, 첫사랑 사이메와의 사랑도 어긋나 비극적으로 결말 지어지지만 달콤한 케잌 한 조각으로 위로 받듯.. 인생의 깊이를 깨닫는다.
다소 애매모호한 내용.. 터키, 그리이스 요리와 향신료를 알아야 말이쥐..ㅋㅋ

어쨌거나 늘 먹던 음식이 아닌, 독특한 음식을 한 입 가득 맛 본 색다른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