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부산지부 게시판 펌]

교육청 게시판(중등교육과)에 쓴 박대환선생님의 글..

 

'공자'는 대동 사회에서 공평한 분배와 평등을 가장 우선적 개념으로 두고 있습니다. 물론 오늘날 이러한 의미를 바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말하는 불평등이 어떤 특정한 분들의 일방적인 입장이 되어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존 롤스'의 입장을 빌린다면 우선

1) 불평등의 조장이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
2) 불평등에 대한 구성원의 합의이다.

이 2가지 요소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정의의 개념과는 하등의 상관이 없는 누군가를 위한 불평등입니다. 인사는 교사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며, 또한 특정한 조건에 대한 배려라 하더라도 다수의 동의가 수반되었을 때 은혜의 차원이 아니라 배려의 진정한 의미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현 인사 제도에 있어 문제점

1) 선배정과 전보 유예의 가장 잘못된 부분은 인사의 평등권을 가로 막는 것입니다.
- '국가 인권위원회'의 회신에서 인권의 문제로 인정함

2) 선배정과 전보 유예가 교직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까?
- 취지는 충분히 인정한다 하더라도, 취지보다 부작용을 낳을 소지가 더 많음

3) 선배정과 전보 유예의 조항이 구성원의 합의에 의해서 만들어졌습니까?
- 그런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교장들이나 부산시 교육청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규정이 아닌가요.

4) 이 제도의 시행에 있어 교직 사회의 구성원이 제대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었습니까?
- 이전에는 없었으며 작년에 있었다 하더라도 전혀 홍보가 되지 못함

최소한의 보완을 위한 장치로서 인사 위원회를 두고 있다고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지는 확신이 가지 않습니다. '인사위'가 전체 교사의 입장을 수렴하지 못하여 교장들의 들러리로 전락하였을 때 그 피해는 모두 전 교사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제도의 선의의 피해자가 누가 될 것이냐 하면 성별에 있어서는 남교사보다 여교사, 경력에 있어서는 고경력 교사보다 저경력이거나 나이 어린 교사, 성향면에서는 아부형 복종형 보다는 저항형 문제 제기형 교사가 우선 피해자가 될 것입니다.

어떤 사회든 공동체가 믿음을 전제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바른 제도와 구조를 세웠을 때 공동체의 믿음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황우석 교수의 슬픈 영웅을 보면서도 이해가 되시지 않습니까? 우리 나라의 검증 되지 않는 논문 제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짜집기 논문, 대리 논문으로 승진 점수나 채우고,연구 학교 시범학교 결과 발표에 전혀 공적이 없는 교사들을 공동 연공 서열로 올리고 하는 것이 교직 사회에 믿음이 없어서 그럴까요?

개인의 이해 관계가 개입되었을 때 대체로 누구나 이기적이 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보충 수업, 자율 학습, 모의 고사, 인사 제도 셀수 없는 많은 제도에 학생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십자가 뒤에서 거미줄을 치는 더럽고 치졸한 교사가 제도의 줄타기를 통해 이기를 누릴 수 없도록 해야하는 것이 바로 교육청이 해야 할 역할일 것입니다. (선배정과 전보 유예의 줄타기를 하는 사람은 계속 그렇게 합니다.)

내일을 크리스마스입니다. 이 땅에 사랑을 실현하기 위해서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지만 그 분의 진정한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는 정말 어려운가 봅니다. 여리고 도상의 레위인이나 성직자는 지금도 많지만 이웃의 아픔을 함께 하는 선한 사마리아인은 멀기만 합니다. 그러나 부산시 교육청에는 이런 선한 사마리아인들이 많이 계실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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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6-01-03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사위원회'는 법적으로 '자문'기구일 뿐이고 인사권은 교장의 고유한 권리"!!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무에 대해서는 실수로라도 절대로 언급하는 법 없는 우리 '장'님 직원회의 석상에서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시어 일갈!!

인사규정안을 개정하기 위해 규정안의 부칙이 요구하는대로 전체 재적 교사 1/5이 발의했더니.. '(인사위원회) 위원장과 재적 교사의 1/5의 요구로 개정을 발의할 수 있다"는 문구를 '위원장과 인사위원회 재적 교사 1/5의 요구로 개정을 발의할 수 있다'로 해석해야한다고 기세등등하게 무효를 주장하는... 참! 이런 해석결과는 교육청의 조언이라네..ㅋㅋ (참고로.. 이렇게 해석할 경우... 우리 학교 인사위원은 모두 10명이니까.. 그 1/5이면 인사위원 꼴랑 두 명! 결국 위원장 한 명, 혹은 인사위원 두 명만 모이면 개정을 발의할 수 있으나 80명에 가까운 다른 교사들은 인사규정안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개정조차 절대로 발의할 수 없다는 현실!! 그리고 위원장이 인사위원 모두를 대표하는 성격 아닌가.. ㅋㅎㅎㅎ 상식을 벗어난 이런 해석에 대해 교육청에 질의했더니 그 대답이 또 가관.. '단위 학교에서 사이좋게 의논해서 결정하셈~' 이런 상식적인 문구 해석에 있어서도 책임을 회피하는 아름다운 자세를 보이는... 글 분들은 늘 기대에 부응하신다.)

결국, 우리 학교는 '고유한 권리'를 끝까지 고수하시는 장님의 의지대로 전보유예교사가 보직(2,3학년 부장까지 맡게 되는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만, 딱 올해까지만 전보유예교사에게 보직을 맡긴다고 철석같이 약조하셨다고? 짧은 내 경험으로도 학교에서 '내년'이란 없다. 내년에는 내년의 변명과 핑계가 있을 뿐.. 내년의 싸움이 우리를 기다린다는 현실과...

글샘 2006-01-03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배정과 유예같은 '온정주의'가 충분히 작용할 수 있는 미풍 양속은, 그 온정을 받을 수 있는 소수와 평생 그 온정을 받을 수 없는 절대 다수가 대조되기 때문에, 반상이 어울려 사는 것만큼이나 민감한 부분입니다.
양반 입장인 관료들 입장에선, 자기 편을 하나라도 만들어 두고자 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입장에선 관료들 편만 드는 선배정과 유예는 필요없단 입장이지요.
제도를 없애기 보다는, 학교 내에서 민주적으로 의견 교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담임 배정이 비교적 민주적으로 이뤄지는 배후에는 수십 년간의 싸움이 있었으니까요. 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관리직으로 대거 진출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