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씩씩한 그녀 조제..
보고나면 "그래 씩씩하게 살아야지!"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는 영화라기에 그야말로 기를 쓰고 봤다.
그런데.. 다보고 나니 그 씩씩함에 눈물이 나더라. 애써 태연하고 씩씩한 조제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 지더라.. 둘의 진실한 사랑, 그럼에도 흘러가는 세월 앞에 변해가는 감정을 인정하고 따뜻하게 감싸안는 감독의 시선과는 상관없이 나는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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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타가와상 수상작가인 타나베 세이코의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평범한 대학생 츠네오(츠마부키 사토시)와 다리가 불편한 지체부자유 소녀 조제(이케와키 치즈루)와의 귀엽고도 애틋한 연애 이야기. 스토리와 화면 모두 대단히 인상적이다.
섹스를 할 여자는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은 없는 대학생 츠네오는 어느 날 길에서 소아마비로 걷지 못하는 다 큰 손녀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는 노파를 만난다. 계란말이를 잘 만들고 방 안에 갇혀 주워온 책들을 읽는 것이 유일한 낙인 손녀딸의 이름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주인공 이름에서 따온 조제. 다 쓰러져가는 허름한 집에서 할머니와 둘이 사는 그녀와 친구가 된 츠네오는 동정심과 애착 사이에서 점점 그녀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된다. 캠퍼스에서 가장 예쁜 여자 후배가 츠네오에게 호감을 보이지만, 화려한 외모도, 건강한 다리도, 변변한 집도 없는 생활보호대상자 장애인 조제에게는 훨씬 더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사랑은 한동안 장애와 세상의 모든 고정관념, 제약을 뛰어넘어 아름답게 꽃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늘 조제를 업고 다녀야 하는 츠네오는 점점 자신의 등에 업힌 그녀가 무겁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연출의 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러브 스토리인 동시에, 사랑이 어떻게 한 소녀를 변화시켜나가는지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제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판타지를 만들어내지만, 그 환상은 곧 깨져버리고 현실이 어떤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 현실 속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큰 행복과 가장 큰 절망을 발견하지만, 그녀가 절망을 느낄 때 그녀의 약함 뿐 아니라 그녀의 힘과 용기 또한 모습을 드러낸다. 나는 대사가 아닌 여배우의 외양으로, 추상적인 것이 아닌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녀의 힘과 용기를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관객들이 그것을 실제로 일어나는 일처럼 느끼기를 원했다. 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너무 많은 감정의 기복이 있는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내 목표는 영화가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그들이 그 이야기를 처음부터 함께 겪으면서 시작한 곳으로부터 이만큼까지 왔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 종류의 느낌이 영화 속 캐릭터들에게 더 어울린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내 감상이 유치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영화를 만들면서 사랑을 묘사하는 것은 사람의 성장을 묘사하는 것이고 또 삶을 묘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 감독 이누도 잇신"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소개글. 일상에 대한 애정어린 묘사와 독창적인 캐릭터로 진부함을 뛰어넘어 사랑을 재정의하는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도입부에 한 장 한 장 펼쳐지는 스냅사진처럼, 이 영화는 츠네오라는 한 청년의 아주 특별했던 사랑에 관한 바래져 가는 기억의 회상이다. 마치 조근조근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처럼 펼쳐지는 두 사람의 자잘한 기억들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애틋함과 감동을 선사한다. 제목에 드러난 동물들 또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호랑이’는 조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로, 츠네오를 만난 후 동물원에 함께 가서 처음으로 호랑이를 가까이서 대면하는 조제의 모습은 자신의 장애가 각인시켜 놓은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폐쇄 본능을 극복하게 해 주는 사랑의 힘을 상징한다. 또한 ‘물고기들’은 방 안에 갇혀 사는 조제가 자유롭게 세상을 헤엄쳐 다니고 싶은 욕망을 투영시키는 대상이면서, 동시에 사랑이 끝난 후 묵묵히 생활을 이겨내는 강인함의 상징이기도 하다. 환상에 젖어 물고기처럼 사랑 속을 헤엄치던 조제가 다시 이를 악물고 혼자 생선을 구워먹는 장면은 쓸쓸하지만 진솔하게 삶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
written by 홍성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