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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거짓말 같을 때
공선옥 지음 / 당대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사람과 세상을 보는 따뜻하고 아프고 화나고 억울하고 답답한 심사가 그대로 느껴진다. 자신과 또 남을 위해 이렇게 자주 울고 울게되는 사람.. 또한 자신을 감추지 않고 이렇게 고스란히 드러내보이는 '용기'를 지닌 사람은 작가라해도 드물던데...
해서 그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그가 감동받았다는 아래의 책들도 시간이 닿는다면 읽어보기로 한다. 물론 공선옥이 쓴 다른 글들도....
[無序錄]-이태준
"무서록의 산문들에는 가난하지만 아니 가난해야만 지닐 수 있는 어떤 품위가 배어 있다. 내가 지닌 것 없지만 결코 비루하지 않다는 의미로서의 품위 말이다."
"선생의 산문집은 읽고 있어도 위안이 되고 옆구리에 끼고만 있어도 흙탕물로 솟구쳐 오르던 심사가 은근히 가라앉는다"
[퐁경의 상처]-김훈
"상처를 통해서만 풍경을 볼 수밖에 없다"
[침묵의 뿌리]-조세희 사진 산문집
작가가, 예술가가 해야 할 일 중에는 풍경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기록하는 일도 포함된다. 어떻게? 한없이 정직하게. 자기가 사는 시대에, 그 시대의 상처에 한없이 정직했던 작가의 작품을 보면 눈물난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비롯한 조세희의 많은 작품들은그것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없이 정직하게 자신과 자신이 사는 시대를 응시하게 하는 힘이 있다.
[나의 주장]-서준식
나는 그것을 까맣게 몰랐다. 그들은 늘 저쪽에 있는, 유황불에 던져넣어도 상관없는 간첩일 뿐이므로 그같은 이들이 웃음이 있고 눈물이 있고 사랑도 미움도 욕심도 호기심도 있는 연약한 한 사람의 인간임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간첩은 인간이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인간이어서는 안되는 간첩들이 있는 한, 피묻은 손을 감춘 이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을 나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내가 몰랐던 죄 때문에 나는 그의 책 [나의 주장]을 읽으며 아니 '그의 절규'를 들으며 그가 감옥 안에서 그랬던 것처럼 가슴을 쥐어뜯는 고통을, 넘쳐나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죄인은 그리하여 죄인을 고문하는 형리들이 아니라, 형리들에 속았던 이들이기도 한 것이니.
[역사 앞에서]-김성칠
"말로나 글로나 수다를 떨지 말 일."
"겸손하고 너그러우며 제 잘한 일을 입 밖에 내거나 붓끝에 올리지 말 일."
"쓰기보다 읽기에, 읽기보다 생각하기에."
[교육일기] - 이오덕
[백석 시 전집] - 백석
옛성의 돌담에 달이 올랐다.
묵은 초가지붕에 박이
또 하나 달같이 하이얗게 빛난다.
언젠가 마을에서 수절과부 하나가 목을 매여 죽은 밤도 이러한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