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애인은
내 애인은 오월대 전사
피가 고여 흐르는 이 땅의
눈부신 꽃불이다.
최루탄 자욱한 거리에서
일제히 타오르는 횃불
나는 그의 등 뒤에서
진격의 나팔을 높이 부는 나팔수다.
쓰라린 눈을 들고
전사의 무리 속에서
나는 그대 모습 쉽게 찾고
최루탄 총성 속에서도
그는 내 나팔소리 선명히 듣는다.
막걸리 한 잔에도 쉽게 취하고
라면 한 그릇에도 감사할 줄 아는
우리는 이 땅의 아들딸
피멍든 조국의 상처에
뜨거운 입맞춤으로 달려 나가는
나팔소리 드높이 울리는
나는
전사의 애인이다.
[쑥고개 편지]. 최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