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병원의 하얀 병실에서
자선병원의 하얀 병실에서
아침 일찍 잠이 깨어
지빠귀의 노래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깨닫게 되었다. 벌써 오래 전부터 나에게서
죽음의 공포는 사라졌다. 나 자신이
없어지리라는 것만 빼놓으면, 다른 것은
하나도 달라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죽은 다음에도 들려 올 지빠귀의 온갖 노래소리를
이제야 비로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1956
* 1956년 5월 독감으로 베를린 자선병원에 입원. 같은 해 8월에 사망.
베르톨트 브레이트 시선 [살아남은 자의 슬픔], 김광규 옮김, 한마당, 1990, 1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