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떻게 우리기 이 작은 장미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인가?

 

아, 어떻게 우리기 이 작은 장미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인가?

갑자기 검붉은 색깔의 어린 장미가 가까이서 눈에 띄는데?

아, 우리가 왔을 때, 장미는 거기에 피어 있었다.

 

장미가 그 곳에 피어 있기 전에는, 아무도 장미를 기대하지 않았다.

장미가 그 곳에 피었을 때는, 아무도 장미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아, 출발도 한 적 없는 것이, 목적지에 도착했구나.

하지만 모든 일이 워낙 이렇지 않던가?

 

1954/55년

 

베르톨트 브레이트 시선 [살아남은 자의 슬픔], 김광규 옮김, 한마당, 1990, 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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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5-06-05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쉰의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의 어느 한 꼭지에서 읽은 기억이 나는 시이다.. 독어샘께서는 브레히트가 죽음에 직면했을 즈음.. 한 송이 장미꽃조차 눈에 새롭게 다가왔다.. 라고 평하시지만 내 생각은... 장미 한 송이를 피워내는 경이로움, 평범한 삶의 경이로움.. 쯤이 아닐까.. 출발한 적도 없이 이미 목적지에 도착하는 그런 평범하고 위대한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