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 속 구름을 닦고
티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항아릴 찢고
티없이 맑은 구원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조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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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5-05-07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선생님은 이 시를 읽고 말썽쟁이 복학생을 감싸안기로 결심했다고 하신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도 복도에서는 아이들 맞는 소리가 들려온다.

해콩 2005-05-09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다. 이 시! 이 힘! 놀라운 일은 4월의 문화인물이 이 시인이다. 아니 이건 이제 놀랍지도 않은 일인가? 나의 내면을, 먹구름 위의 파란 하늘을 보듯이 가만히 가만히.. 들여다보아야겠다. 아무 두려움 없이, 흔들림 없이... 동요하지 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