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나는 사람 보는 눈이 있다니깐.

^^

예쁜 놈.

 

휘철이 니가 예쁜 이유는

정신이 깨어있기 때문이야.

힘있고 권위(?)있는 사람이 인격이 아닌 다른 것에 기대어 억압하고 눌러도

정신이 죽지 않고 더 살아나는 듯한.

 

니 말에 대답하자면

니 말이 다 맞아.

샘 생각도 니 생각이랑 같아.

같은  교사로서 할 말이 없다.

미안하구나.

 

3학년 야자!

야자 감독비를 걷게되면

완전 자율로 한다는 소리를 들엇는데

담임샘에 따라서는 여전히 강요를 하시는 가 보네.

(아마도 전 담임샘이? 아닌가?)

 

교사는 다른 교사가  하는 일에 참견하는 것, 그리고 참견 받는 걸 극도로 기피한단다.

교권침해라고 생각하거든.

아주 조심스러운 부분이지.

 

나 같은 경우엔 말이지

가급적 아이들의 권리를 지켜주려고 노력하지만

솔직히 지가 원해서 선택한 일에도

책임을 지지 않는 아이들도 있단다.

2학년 야자는 진짜 자율로 하는데

지가 한다고 해놓고 도망가는 녀서들도 있거덩. 웃기지?

 

부당하다 생각하는 일에는

스스로 나서서 싸우는 수 밖에 없다.

샘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과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하에 행동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한단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듯이

깝깝한 사람이 스스로 싸우는 수 밖에 없거든.

 

고 3으로 한창 공부해야할 녀석에게 이런 말 한다는 것 자체가 교사로서 부담스럽지만

머리속에 지식이나 집어넣는 것이 공부의 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치있고 행복한 삶의 척도가

물질적 풍요일뿐이라면

우리가 간디나 체게바라나 노먼베쑨, 루쉰 등을 존경할 이유가 있겠니?

 

너나 상훈이가 찾아오는 것,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야

고3이면서

꼬박꼬박

읽으면 맘 편치 않아지는 '작은책'을 빌리러 오는 것도 넘 이쁘지.

솔직히 느그 같은 녀석들을 늘 기다린단다.

보면 행복해지거덩. ^^

 

근데 우짤꼬?

매달 그렇게 빌리러 올거가?

느그 얼굴도 보고 샘은 좋지만

느들 공부할 시간을 뺏앗는 것 같아서 말야.

 

한가지 약속하지.

느들 원하는 대학에 철커덕 합격하면

내년에 샘이 1년간 작은 책 정기구독 시켜준다.

올해 해줄까 생각도 해봤는데

올해는 그냥 샘이랑 같이 돌려보자.

그래야 가끔 느들 얼굴도 보지

그쟈~~ ^^

 

가끔 놀러와라.

샘도 학교 생활이 갑갑하고 힘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느들 얼굴보면 다시 힘이나거든.

 

오늘

'페터 노이야르'라고 거지 성자라고 불리는 독일 할아버지 강연에 다녀왓는데

느들이랑 그런 강연 같이 듣고 얘기하고 그러는 게 샘 꿈이다.

것보다 야자 안 빠지는 게 더 중요한 현실...

슬픈 현실..

그러나 이런 현실이 바꿔야할 것이라면

바꾸어 나가는 것도 우리 앞에 주어진 엄연한 현실이다.

현실이 문제가 있다면

누군가는 먼저 나서서 바꾸어 내야겠지.

그건 언제나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인 것을...

 

최선을 다해 노력하자.

공부든 뭐든.

 

2004. 4. 20. 난희샘이.

 

그러고 보니 오늘, 장애인의 날이네.

장애인 체험, 장애인 인권 보호 교육 이런거 같이 하고 싶은데...

입시교육에 밀려 정말 중요한 이런 교육은 항상 뒷전이다.

슬프다.

같이 사는 공부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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