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njoyschool.com에 올린 질문이다. 그에 대한 답도 함께.. (참.. 답해주신 샘 성함은 박상수 샘...)
다른 문자와는 달리 한자에는 원이 없고 곡선도 잘 나타나지 않는데요,
그 이유가 한자의 생성단계에서 딱딱한 갑골이나 청동 기물에 새겨야했기 때문..
즉, 딱딱한 물질에 새겨서 기록하기에는 원이나 곡선은 적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점차 직선화되어서 결국 직선에 준하는 형태로 고착되었다..
맞나요?
예전에 어느 책에서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확실하지 않아서요.
아! 그리고 질문 하나 더!!
부수자가 다른 변형된 형태를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를 들어 心 이 情(왼쪽 부수만)..으로도 쓰이는 이유.
제 생각으로는
한자가 방괴자(方塊字)이기 때문인 듯 합니다만..
즉 정사각형 형태안에 들어가서 안정성을 가지는 글자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날 경우 글자의 안정성이 파괴되니까 부수의 형태를 변형한 것 같은데요..
그리고 사소한 이유를 하나 더 덧붙이자면 글자를 해독함에 불러일으킬 오해를 피해가기 위해서...예를 들어 熱자 밑에 火를 그대로 쓰면 두 글자로 착각할 수 있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들을 해봤답니다.
흠..
아주 사소한 듯 하나
아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샘들, 같이 고민해보아요~
<물음에 대한 답>
선생님께서 질문과 답변을 동시에 올리셨군요.
첫번째 질문에 대해 몇가지 덧붙여 말씀드리겠습니다.
한자를(당시에는 한자란 명칭으로 불리워지지 않았겠지만 편의상 '한자'라고 부르겠습니다.) 처음 뼈나 거북의 껍질에 새기면서 둥근 모습이 점차 각이지게 편하고 원은 네모로 편한 것이 많습니다. 해를 본뜬 日, 입을 본뜬 口, 얼굴을 본뜬 面 등등의 글자들이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새김의 결과가 한자의 가로쓰기로 고착하게한 원인도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종이가 발견되기 전에 그 대용품으로 쓰였던 것이 짐승의 뼈나 거북의 껍질, 竹簡이었는데 이러한 것들은 일정한 결의 흐름이 있어 그 결을 역행하여 글씨를 새기거나 쓴다는 것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결의 흐름에 따라 글씨를 새긴 것이 지금의 한자세로쓰기로 정착이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결이 없는 종이가 발견된 후에도 한자의 세로쓰기는 계속 되는데 이는 한자의 형태에서 그 원인을 발견할 수 가 있습니다. 종이가 발견될 당시 諧書로 서체가 발전되었는데 이 글자의 특징은 가로획이 대부분 두꺼운 모양을 하고 있어 이 가로획을 마치려면 필획의 끝부분에서 먹물을 묻힌 붓을 종이 위에 약간 힘을 주어 눌렀다가 튀어오르듯이 떼야 하는 반면 세로획은 끝나는 부분이 가는 모양새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해서의 형태를 살펴보면 왼쪽 위에서 오른 쪽 아래로 끝나는 필획이 가장 많고, 가로나 세로로 끝나는 획의 숫자는 비슷하기 때문에 동일한 조건에서 한 글자를 쓰고 난 뒤 다음 글자를 쓰는 방향은 아래쪽으로 쓰는 것이 보다 편리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한자의 가로쓰기가 지금껏 전해오는 것입니다.
두번째 질문에 관한 답변입니다.
어떠한 글자가 다른 한자와 결합하면서 그 모양이 변하는 것들이 여러게 있습니다. 우선 이를 설명하기에 앞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한자의 부수 214개가 있는데 그 중 36개의 부수자가 한 가지 이상의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물 망'(한자 지원이 되지 않아)같은 경우엔 무려 4가지의 형태로 그 모습이 변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그 글자의 부수가 다른 글자와 결합하면서 모습이 변한 것은 隸書부터입니다. 물론 예외적인 한자인 目과 老는 小篆에서도 두가지의 형태를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나머지는 모두 예서로 넘어오면서 두가지 이상의 글자형태를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무엇때문에 두가지 이상의 모양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글자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습니다. 글자의 모양을 원래의 모습대로 다른 글자와 결합을 한다면 그 모양이 정사각형이 아닌 매우 불균형한 모양새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採를 手采로 쓴다면 글자의 모양새가 그리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쓰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모양이 변하는 글자는 기본적으로 위아래로 변형시켜 길게 만들거나 옆으로 늘여뜨려 변형시킵니다. 그 예로 淸과 같은 글자의 옆에 붙은 글자는 위아래로 길게 늘여뜨려 붙였습니다. 또 熱과 같은 한자는 옆으로 길게 느려뜨려 붙였구요. 이렇듯 글자의 기본적인 형태에 따라 융통성 변화시켰습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이 축을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꼭 그렇게만 쓰지도 않았습니다. 그 예로 恥에는 옆에 心이 붙었지만 원래의 모습을 가지고 있고 焚은 아래에 붙었지만 火가 원래의 글자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너무 장황하게 얘기를 끌고 오느라 자칫 핵심에서 벗아난 것은 아닌가 우려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