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지 않는 아이
펄 벅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의 선입견과 편견을 개입시키지 않고, 내 욕심으로 그것을 재해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은 어디서부터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할지 나로서는 난감하다. 하물며 그 대상이 '감정'을 자극하는 관계라면 '그저 받아들인다'는 것은 더욱 힘든 작업이 되어버린다.  

자녀에 대한 어머니의 감정은 더욱 그러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어머니도 자녀가 '보다 힘든' 삶을 살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그 무한한 사랑의 힘이라는 이름하에..

이유도 제대로 모르는 채 '자라지 않는 병'을 앓는 아이의 부모는 어떤 마음일까? 아이에 대한 소박한 기대들이 산산조각 나는 것을 시작으로 아이에 대한 죄의식과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스스로 삶의 무게에 눌려 서서히 소진해 가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일 듯 하다.

그러나 분명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대지'는 중학교 때 문고판(당시 마당문고 판 소설책을 좋아했다. 1,500에서 2,000원 정도의 저렴한 그러나 알찬!)읽은 책이다. 펄벅도 특이한 이름 덕분에 외국작가 이름 외우기에 젬병인 나도 한 번 까먹지 않고 지금까지 기억하는 몇 안되는 작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여성. 이것이 내가 펄벅에 대해 아는 전부였다. 그이가 자라지 않는 캐롤이라는 딸을 가진 어머니였으며 대부분의 작품들이 딸을 '잘 키우기' 위한 방편으로 씌여졌다다는 사실도 몰랐다. 게다가 50년도 더 전에 여러 종류의

계속 생각했던 것은 정신적인 장애를 앓는 아이들 뿐만 아이라 소위 정상적이라고 불리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둔 부모 역시 일정부분 해당되는 내용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행복한 상황에서만 학습이 가능하며 장애가 있는 아이든 그렇지 않은 아이든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행복할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모든 어른들은 아이에 대해 조금씩 욕심을 비워낼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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