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어야 할 너! (지부게시판 펌)

점심 도시락 먹으면서 이상석 선생님이 하신 얘기를 시로 써 봤습니다.
이상석 선생님이 가정 방문을 영도 동삼동에 갔는데
그 반 아이가 바람 차고 샌 그날 홑잠바 입고 벌벌 떨면서 이러더래요.
"따뜻한 봄은 언제 오려나"라고.
그 이야기 들으며 따신 밥 먹는 우리는 막 웃었는데
울어야 할 얘기였지요.
과연 그 아이를 기다리는 봄은 어디에 있는가?
과연 있기는 한 걸까?


봄이 되어야 할 너

눈과 얼음, 물이 되어 흘러가고 싶은
묵정밭, 일구어져 생명 가꾸고 싶은

아, 봄이 기다려지는 것들
겨울눈, 잎과 꽃이 되어 세상에 생기 불어넣고 싶은 것

“따뜻한 봄은 언제 오려나”
홑잠바 입고 추위에 떠는 아이가 했다는 얘기
따신 점심 먹으며 들었다

봄을 학수고대하는
이 아이를 맞아줄 봄은 어디 있는가
과연 있기는 있는 걸까

봄이 되고 싶은 것
아, 봄이 되어야 할 너!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해콩 2005-03-21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봄을 그저 따뜻하게 즐기려는 것도 가끔은 죄스럽다. 미안하다. 여전히 추운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