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뎌 문집을 나눠주었다.

너무 서둘러 작업하느라 계획했던 마지막 편지를 한통씩 못 쥐어준 것이 못내 아쉽지만, 느티나무 아래서 번호 순서대로 나눠 받은 문집을 읽느라 추운 날씨에 교실에 들어가지도 않고들 그 자리에 서서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기는 아이들이 모처럼 예뻤다. ㅅㄴ도, ㅅㅅ이도.. 다들 그렇게 서 있었다. ㄱㅈ, ㅎㄹ, ㅎㅈ,  등은 인사를 하고도 들어갈 줄 모르고...ㅇㄹ이는 끝내 못만나서 전해주질 못했다. 내일 줘야지,

이로써 나의 담임 업무도 끝이 났다. 아이들이 다시 나를 찾을 일이 있을까?

아니다. ㅇㅅ! ㅇㅅ녀석의 어머니께 상품권을 돌려드려야 한다. 썅뻬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주문해 놨으니 내일 ㅇㅅ를 살짝 불러 편지와 함께 되돌려주면 되겠다. 그런 편지도 견본을 하나 만들어두어야하는 것 아닌지 몰겠다. 이따금씩 있는 이런 사태에 대비하여.

참! 이런 일도 있었다. ㅎㄴ이의 어머니가 오늘 3학년 담임 ㅅㅁ샘을 보러오셨다가 또 굳이 나를 만나러 오셨다. 좋아하는 비타 500 사가지고 ^^ 이런 저런 이야기.. ㅎㄴ이가 ㅅㅁ샘 반이라 다행이다.

하긴 다른 반도 별로 걱정 되지는 않는다. 올해 3학년 여자 담임샘들은 다들 좋으셔서 (솔직히 한 사람이 걸리긴 하지만 나름대로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것이 있겠지. 그리고 ㅅㄴ는 어떤 상황에서도 잘 해나갈 대찬 아이니까. ㅅㄴ 걱정보다는 녀석에 대한 특별 대우에 알게 모르게 상처받을 다른 아이들이 걱정이다.) 맘이 많이 놓인다. 그렇지 않아도 힘들 3학년, 샘들이라도 좋으셔야지..

그나 저나 남학생들을 특별히 이뻐하는 나로서는 문과반이든 이과반이든 고 예쁘던 녀석들이 다~ 눈에 밟힌니다. '샘~쌩끗'하며던 화사하게 인사하던 용민이, 어리숙하지만 늘 예쁜 정봉이, 못된 척 하려고 해도 선한 웃음뿐인 준석이.. 보고싶으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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