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숲에서
- 이시영
눈 덮힌 겨울숲은 아름답다
찢어질 듯 무거운 눈송이들을
온몸으로 버팅겨 인 채
따로따로 모여서서 거대한 침묵을 이루는
겨울 산이 더욱 좋다
나도 이제 내 몫의 침묵을 안고
돌아서야지
저 살아 있는 마을의 떨리는 불빛들 속으로
[바람속으로], 창작과 비평사, 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