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에 니가 준 편지 방금 막 읽고 왔어. 역시 재미있다. 아이들이 준 편지 곱씹으며 읽는 것.. 


편지에 니가 '추석이니까 용돈 달라'고 한 내용이 있더라. 흠~ 그것도 좋겠다 싶어서 내가 용돈 줬잖아. ^^ "선희가 용돈 달라고 해서 주는 거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기억나니? 거금 200원씩!!이나 줬더랬지!! ㅋㅋ 그날 생각난다. 사실 큰 돈도 아니고 우리반 전부해서 8천원 들었는데 그 돈으로 너희들이 누린 작은 행복과 그에 대해 내가 받은 감사가 훨씬 더 큰 것 같아서 기분 좋고 행복한 하루였단다. 근데 갑자기 궁금... 써니는 그 돈으로 뭐했니?


하고 싶은 것이 무척 많은 소녀, 우리 선희... 고민하던 꿈과 목표가 정해졌는지 미처 물어보질 못했네. 늘 상담해야지 생각은 하고 있는데 시간이 정말 안 나네. 학교 가면 어찌나 바쁘고 정신이 없는지 시간이 금방금방 가버린단다. 일과 후에도 샘이 늘 좀 바빠서 말이야. 이놈의 인기는 나이를 먹어도 사그러들 줄을 모르네... ^^; 이렇게 살다보니 2학기 때는 상담을 한 번도 못했네. 솔직한 심정은 너희들 한 명 한 명이랑 무릎 맞대고 미소지으며 살아가는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교정에 느티나무 예쁜 잎 남아있고 아직 햇빛 따뜻할 때.. 그러고 싶었는데 벌써 12월이야. 단체사진도 제대로 못 찍었는데 우짜지?


어떤 일을 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샘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와줄래? 아마도 지금쯤은 대충 써니가 하고 싶은 일의 윤곽이 잡혀있지 않을까? 혹 그렇지 않더라도 조급해 하지는 말고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뭐지?"


돌아보니 지난 1년동안 우리 착한 써니에게 샘이 제대로 챙겨준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 미안하구나. 진짜야. 사실이야~ 그래도 우리 써니 너무 착해서 늘 같은 자리에 성실하고 착한 모습으로 있어줘서 마음 속으로 고마와하고 있단다.  남은 시간동안 매일매일 즐겁고 행복한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치? 


당부 하나.. 이건 모든 아이들에게 부탁하는 건데... 내년에 말이야~ 느그들 3학년 됐다고 복도든 교무실에서 샘 만났는데  쌩까고 가버리면 끝까지 쫓아가서 보복할거다. 알지? 나 집요하고 쫀쫀한 거!! ^^;  인사도 하고 맛난 것도 사달라고 앵기기도 하고 그렇게... 적당한 친한 척~ 알지?


마지막으로 사과 하나.. 10월이었나? 지영이 아파서 집에 갔을 때, 너도 야자 빼달라고 왔었는데 내가 매몰차게 거절해서  속상했지? 보내줄걸 생각하며 후회도 했단다. 그치만 그때는 아이들이 한꺼번에 넘 많이 빠지겟따고 해서... 부담팍팍!! 이었지. 아이들이 그러는데 그때 너 울었다며? 에잉... 보내줄걸.. 미안해.. 그래도 요즘 지영이 보니 아프지도 않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건강하던데...  ^^


쌍둥이 너희 둘다 내년에도 지금처럼 예쁜 모습, 건강한 모습, 착한 마음... 쭉~ 알지?


2004. 11. 7. 0시 30분이네... 2-9 담임샘이.

=====================

써니의 답장

안녕하세요~^^ㅎㅎ 메일온지가 오래 됬는데도... 이제서야 읽고 답장드리네요~''죄송죄송!ㅋㅋ

제가  컴퓨터는 잘 안하거든요~ 티비는 광인데~ㅋㅋ

요새 시험이 끝나서 넘우 조아요^^  내려갔지만..

진짜  한만큼 나온거 같애요~  인정!ㅋㅋ 

아! 글고  생일수첩에 적은 말씀 잘 읽었어요~^^

너무 미안해하지마세요~  저도 미안하단말이에요...;;;ㅋㅋ

전  벌써  잊여버렸답니다...ㅋㅋ 썜도 어여~~!!

선물 받으면 저금통이 더 좋을줄 알았는데...

수첩이 훨씬~~~더 좋더라구요..!! 정말 좋아요~^^

빨리  방학됬으면 좋겠어요~ 이제부터 진짜 열공!!

이떄까지 한거는 아무것도 아닌거 같아요~!!

방학 끝나고 돌아올떈 꼭!!  달라져서 돌아올꺼에요~!!

(이렇게 말해놓고 안 바뀌면;;;;ㅎㅎ)

썜 말대로 열공도 하고 놀러도 갈꼐요~ 제가 노는곳엔 안빠

지거든요..ㅋㅋ 썜도 열공하시고~ㅎㅎ 데이트도 하시고~ㅎ

짜자자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