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꽃이 불편하다



- 박영근



모를 일이다 내 눈앞에 환하게 피어나는


저 꽃덩어리


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는 거


불붙듯 피어나


속속잎까지 벌어지는 저것 앞에서 헐떡이다


몸뚱어리가 시체처럼 굳어지는 거


그거


밤새 술 마시며 너를 부르다


네가 오면 쌍소리에 발길질하는 거


비바람에 한꺼번에 떨어져 뒹구는 꽃떨기


그 빛바랜 입술에 침을 내뱉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내가 흐느끼는 거


 


내 끝내 혼자 살려는 이유


네 곁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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